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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낯선 질환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 곤지름과는 또 다르다

입력 2019.02.22 09:35
  • 이은·노들담한의원 전문의

HPV, 나에게도 찾아올까?
건강을 위협하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는 편평사마귀, 사마귀, 곤지름, 후두유두종이라는 병명으로 특정 피부 부위에 감염을 일으키는 아주 불편한 바이러스입니다. HPV는 주로 피부의 손상 부위를 중심으로 체내에 침투합니다. 면역력이 저하된 신체라면 침투와 감염이 쉬워집니다. HPV는 언제든, 누구에게든 전염될 수 있음을 유념하고 감염 부위(환부) 직접 접촉을 피하고 면역을 회복하는 것이 궁극적인 예방책입니다. 특히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의 직접 원인으로 작용하는 탓에 여성이라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복부 통증이 있는 여성하복부 통증이 있는 여성

여성은 2년마다 실시하는 건강 검진 항목에 자궁경부암 검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데, 이때 HPV 감염에 대한 추가검사가 이뤄집니다. 생식기에 감염된 상황이라면 HPV 유형(번호)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HPV 유형은 암 발생률이 높은 고위험군, 암 발생률이 낮은 유형은 저위험군, 그 외 기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바이러스 대부분 자궁 및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며, 이 중 HPV 6형, 11형은 후두 부위에서도 감염을 일으킵니다.

조금은 낯선 질환,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
자궁경부 이형성증, 곤지름,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 이름도 어려운 이 질환들은 모두 HPV 감염때문에 자궁경부 및 생식기에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형성증과 곤지름에 비해 낯설게 느껴지는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은 외음부(대음순, 소음순, 회음부 등) 및 항문 주변 피부와 점막에 비정상적인 돌기, 혹과 같은 형태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곤지름과 비슷한 위치에, 비슷한 모양으로 발병하는 탓에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곤지름은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반면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은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칫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을 곤지름으로 오인하여 방치하거나, 단순히 제거 방식의 치료만 시행한다면, 병변이 주변으로 침윤하여 암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고민하는 여성고민하는 여성

곤지름과 구분하기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은 흑갈색, 흑회색의 비교적 얇은 구진이 다소 넓게 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곤지름은 닭 볏처럼 위로 커지거나 점 같은 구진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또 조직학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므로 2~3mm 조직을 떼어내서 검사하면 비교적 간단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중에는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이 발병했지만 질환의 정체를 인지하지 못해서 방치한 경우가 가장 흔하며, 곤지름으로 착각하여 단순히 제거와 재발을 반복하다가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 2~3단계(VIN2~3)를 진단받고 내원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증상을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오인해서 제거만 하다가 병을 악화시킨 케이스도 알려져 있습니다. VIN(외음부 상피 이형성증)은 자궁경부 이형성증과 같이 1, 2, 3단계를 거치며, 악화 시 암이 될 수 있는 질환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초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 올바른 치료가 필요합니다.

VIN,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치료의 기본은 정확한 진단, ‘구분’입니다. 특히 HPV 질환은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현재 나타난 증세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진 시 HPV만 다루는 특성화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생식기, 항문 주위에 발생한 구진을 무조건 곤지름일 것이라고 안일하게 판단하여 정확한 진단도 없이 단순히 제거만 반복하다가 병을 키워서는 안 됩니다. 또한 외음부 상피 이형성증은 HPV 질환입니다. 명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개인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해서 체내 면역력을 높여야만 바이러스를 소멸할 수 있고 근본적인 치유에 닿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은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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