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전문가칼럼

당뇨발 환자의 신경병증과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입력 2019.03.12 18:04
  • 김재영·디앤에프병원 전문의

제2형 당뇨병은 당뇨환자 대부분을 차지하며 비교적 나이가 든 성인에게 발병한다. 당뇨발 환자의 신경병증은 당뇨병을 진단할 당시 25% 정도 증상을 보이며 당뇨가 진단된 다음 10년이 지나면 50%환자에게 당뇨병성 말초 신경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발 환자의 신경병증과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당뇨발 환자의 신경병증과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이렇듯 대부분의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 환자는 나이가 든 경우에 발생한다. 당뇨병성 신경 합병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있는데 이것은 척추관 협착증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척추강 속으로 지나가는 신경이 좁아진 신경 통로를 따라 눌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팔과 다리가 저리고 심하면 신경 마비가 일어나 손과 발에 감각이 없어지고 마비 증상이 생긴다. 허리 신경이 눌리면 발이나 다리에, 목(경추) 신경이 눌리면 팔 다리에 모두 저릴 수 이다.

당뇨발 환자라고 해서 척추관 협착증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뇨병성 신경 병증과 척추관 협착증을 구분해서 치료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외래에서 진료 중 당뇨병성 신경병증 증상으로 허리 시술이나 수술을 하고 내원한 환자가 많았다. 다리의 저림으로 척추 병원에서 시술을 시행하고도 호전되지 않아 내원한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환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로 진단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시술이나 수술을 하고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척추관 협착증 증상은 약간 다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양 발이나 사지에 동시에 신경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양 하지에 정도의 차이는 있다. 저림 증상도 발가락 다섯 개가 모두 저리며 발가락부터 발목, 하퇴부로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며 자기 전에 더 증상이 심해진다.
척추관 협착증은 한쪽 손발이 저리는 경우가 많으며 눕거나 서있을 때처럼 특정 자세에서 더 저리며 발가락 한두 개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엉덩이부터 통증이 대퇴부를 타고 발까지 있다면 척추관 협착증인 경우에 해당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증상이 무릎 위까지 있는 경우 드물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는 환자의 연령이 높기 때문에 척추관 협착증도 동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Double crushing 증후군이라고 진단되며 신경병증과 척추관 협착증을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당뇨발 환자에서 다리가 저리는 증상은 여러 가지 질병에서 올 수 있다. 이런 경우 환자의 증상을 좀 더 세심히 살펴서 하지 않아도 되는 시술이나 수술을 하는 것을 막아야 하며 환자들도 자신의 증상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재영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