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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만 받으면 입이 바짝 마르고 냄새가 심해지는 이유는?

입력 2019.04.05 15:13
  • 강기원·제일경희한의원 한의사

입냄새의 원인 중 구강 외적인, 체내장부의 문제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 대부분은 약화된 장부의 열이 구강 쪽으로 작용하여 구강건조증, 입안의 텁텁함, 두터운 설태 등과 함께 구취가 심해지며 이에 원인이 되는 장부의 기능을 정상화 하는 것이 치료목표가 된다. 구취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여러 가지 증상을 복합적으로 호소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스트레스의 정도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고 호전되고를 반복한다. 실상 현대인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떤 질환이든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임상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하는 과정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스트레스스트레스

스트레스를 받을 시 인체는 일시적으로 자율신경의 흥분상태가 유지되었다가 회복되는 단계를 거친다. 이것이 반복적이고 오랜 기간 누적되면 외부자극에 대한 역치가 낮아져 쉽게 자율신경이 흥분되거나 격렬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임상적으로 평소 자율신경이 흥분되어 있는 경향을 나타내는 소견으로는 1) 특정한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증상이 악화된다. 2) 시각이나 소리, 촉각 등의 자극에 대해서 쉽게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 3) 감정적으로 쉽게 짜증을 내거나 분노의 경향을 나타낸다. 한의학적으로 간기울결(肝氣鬱結 : 간 기능이 막혀있음)상태이며 이에 대한 치료를 위해 소간리기(消肝理氣 : 간기능을 소통시키고 기의 순환을 원활히 함)하는 시호, 향부자 등의 약재 위주의 처방을 하게 된다. 쉽게 말해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흥분상태를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스트레스 상황에 장기간 혹은 과도하게 노출되게 되면 위의 자율신경 흥분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격렬하게 나타난다. 부신에서 코티졸을 대량으로 분비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의 특징은 특정 부위로 혈액이 몰리고, 염증이 생성되며, 비정상적인 수분이 저류되는 것이다. 편중된 혈액과 염증은 화열(火熱)증으로 표현되며, 비정상적인 수분의 저류는 습담(濕痰)으로 표현이 된다. 투쟁도피반응에 따라 뇌, 심장, 간, 근육 등 당장의 생존에 관련된 부분으로는 혈액이 편중되어 기능이 과도하게 항진되는 증상이 나타나며 위장, 신장, 생식기, 피부 등 비교적 당장의 생존과 관련이 적은 부위에는 혈류가 저하되며 기능 저하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대체로 인체 상부 쪽으로 혈류량이 쏠리고 하부 쪽으로 습담이 저류되어 상열하한(上熱下寒)의 양상을 띄게 되며 입안이 건조해지고 설태가 쌓이고 입냄새가 심해지는 등의 증상도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 중에 하나이며 만성적인, 속에서 올라오는 입냄새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굉장히 많이 속해있는 상태이다. 한의학적으로 간화상염(肝火上炎 : 간기울결로 인해 생긴 화가 위로 솟구쳐오름)상태이며 소간리기에 청열사화(淸熱瀉火 : 화열을 내려줌) 하고 안신(安神 : 정신을 편안하게 함)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입냄새로 입을 막고 있는 남성입냄새로 입을 막고 있는 남성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 상태가 아주 오래되면 부신의 피로감이 심해지고 활력이 심하게 저하된다. 혈액순환장애, 대사장애, 활력저하, 무력감, 의욕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이때부터는 완전히 원기가 저하된 허증(虛證)이라고 볼 수 있다. 혈색이 없어지고 쥐가 잘나고 어지럽고 눈이 피로하고 불면증 경향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당장의 구강 건조감, 상열감의 해소뿐만 아니라 몸의 기운을 보하는 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는 시기이다. 50대 이상의 중장년 이후, 선천적으로 마르고 약한 체질, 극심한 스트레스나 과로에 오랜 기간 노출된 환자들이 많이 속하며 치료 기간을 상당히 오래 잡아야 하는 시기이다. 한의학적으론 기허하함(氣虛下陷 : 기운이 약하고 아래로 깔아짐) 등의 병증에 속하며 소간리기에 더불어 보비위(補脾胃 : 소화기계를 보함), 보신자음(補腎滋陰 : 신장기능, 원기를 보하고 몸을 윤기 있게 함) 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과 함께 주로 동반되는 질환은 급만성 위염, 역류성 식도염, 기능성 소화불량, 불면, 만성 두통, 흉민, 구강건조증, 만성 구내염 등이 있다. 한가지 질환만 있는 경우도 있으나 증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여러 질환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다. 하나하나 문제가 되는 장부를 치료해 나감과 동시에 스트레스는 반드시 포함되므로 이를 꼭 고려하여 단계에 따라 해소해 나가야만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강기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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