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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은 여자만의 몫일까? 정자력(力)이 중요한 이유

오유리 |쉬즈한의원(잠실점)
등록 2019-04-18 09:15

장차 태아로 발현되는 배아가 난자와 정자의 만남이라는 것은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아직도 난임에 대해서 여성에게 향하는 시선이 훨씬 많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여성분들께 배우자의 건강상태나 정자 상태에 대해 여쭤보면 잘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고 ‘제가 나이가 많은 게 문제인 거죠?’라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부

그러나 정자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특히 여성이 난소 나이가 많거나, 기능 저하가 심하고, 배란 장애가 있을수록 더욱더 그러합니다. 이것이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난임 부부들에게 ‘힘들어하는 아내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담배와 술을 끊고 건강관리를 꼭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임신 20주 전에 연속으로 3번 이상 자연유산을 반복하는 습관성 유산이 남성 정자의 손상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요. 이는 습관성 유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에 여성의 몸 자체의 문제보다 남성 정자에 생기는 DNA 손상이 더 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원인불명의 습관성 유산인 경우 이 연구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정자에 대한 연구는 여성의 난임 연구에 비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더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습관성 유산을 경험한 남성 63명과 건강한 남성 50명을 비교 연구한 결과, 남성 정자를 손상할 수 있는 화학적 물질인 반응성 산소종의 수치 측정에 차를 보였는데요. 반응성 산소종은 활성산소와 관련 깊으며 정자 DNA 손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측정 결과는 습관성 유산을 경험한 남성의 경우 활성산소가 4배, DNA 손상이 2배 높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남성 정자검사에서는 보통 정액량, 정자 수, 정자 밀도, 정자 활동성, 정자의 기형률, 감염 유무를 검사항목으로 보게 되는데요. 정액검사 자체가 한 검체에서 측정하더라도 측정할 때마다 변동될 가능성이 큰 편이며 정상으로 판정되더라도 비정상의 근접한 수치인지, 확연히 좋은 수치인지에 따라 가임력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자

또한 숫자로 추산할 수 있는 것들 외에도 ‘정자력(力)’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자력은 정자가 난자를 수정시킨 후 배아를 분열되도록 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35세를 기점으로 여성도 고령 임신으로 판명 나듯, 남성의 정자력도 급격히 낮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정액의 양과 운동성 등도 노화되어, 유전자 이상이 있는 정자 비율이 늘고 임신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한편, 남성의 연령이 35세 이상일 경우, 자녀가 저체중, 이른둥이로 태어날 확률 증가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자의 머리 부분에 위치하는 DNA가 35세 이후부터는 매년 2개씩 변형되어 태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이처럼 정자검사에 ‘정상’으로 판명되었다고 무조건 건강한 남성이라고 자부할 것이 아니라 정자력을 강화하고 조금이라도 젊고 건강한 정자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평상시에 생활관리나 항산화 성분이 많은 식품 섭취, 항산화제 복용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정자 강화를 위한 항산화 식품으로는 토마토, 등푸른생선, 호두 당근 등이 있는데요. 토마토 안에 들어있는 라이코펜 성분은 기형 정자 생성을 줄이고 운동성이 약한 정자는 스스로 사멸하도록 합니다. 등푸른생선은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어 건강하게 정자를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호두 또한 세포 손상을 막고 정자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발표가 있습니다. 당근은 베타카로틴이란 성분을 통해 항산화 비타민A를 합성하는데 이런 항산화 물질은 신진대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정자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식품군 섭취와 함께 적절한 운동과 휴식을 동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일 과로와 과음을 일삼으면서 몇 번의 항산화 식품 섭취로 정자 건강을 자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답니다. 건강한 아기의 출생을 바라는 것은 예비 아빠와 예비 엄마 모두의 소망일 것입니다. 단순히 소망으로 그치지 않고 난임 극복을 하기 위해 남성분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오유리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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