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전문가칼럼

외음부 가려움증, 참지 마세요

입력 2019.04.19 09:41
  • 김관수·유로진여성의원 전문의

딱히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은데, 그렇다고 그냥 두기는 찝찝한 여성의 고민 중 하나가 ‘외음부 가려움증’일 것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옷에 쓸려서 따갑거나 간지러움과 같은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가려움 참는 여자 가려움 참는 여자

외음부 가려움증은 왜 생기는 걸까?

외음부 가려움증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는 외음부에서 자라는 ‘음모’ 때문이다. 음모가 자라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음모가 자라는 외음부의 환경적 특징이다. Y 존이라 불리는 외음부는 위치상 덥고 습하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워질수록 체온이 높아지는 곳 또한 외음부인데 만약 음모 사이에 냉이나 분비물이 뭍을 경우 습한 환경 탓에 가려움, 따가움을 비롯해 퀴퀴한 냄새도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자세히 보면 음모는 여타 피부의 털보다 구불구불하다 보니 한 번 묻은 이물질이 오랫동안 남을 수 있다.

외음부 가려움증,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공공장소에서 팔이나 다리처럼 시원하게 긁을 수 없어 답답하고 참기 힘든 외음부 가려움증. 심하면 음모에서 생긴 균이 생식기로 들어가 질염 및 방광염 등 각종 염증에도 걸릴 위험이 있다.

외음부 가려움증을 개선하는 방법의 핵심 키워드는 ‘위생관리’라고 할 수 있다. 과도하게 분비물이나 냉이 남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는 ‘음모 제모’가 있다. 최근에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기 위한 목적과 다르게 외음부 청결과 위생 문제 개선을 위해 음모 제모를 상담하는 여성들이 느는 추세다.

음모 제모가 외음부 가려움증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외음부는 여타 피부보다 연약하고 민감한 부위이기 때문에 과도하고 반복적인 자극은 피부 늘어짐이나 염증, 변색 등의 위험이 있다. 그 때문에 보다 건강한 제모를 원한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자신의 피부 상태를 고려한 제모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가 제모를 할 경우에는 반드시 소독된 장비를 사용해야 피부가 손상되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레이저를 활용한 제모 시술도 가능하다. 모근을 태우는 방식으로 3~5번 정도 시술 후엔 반영구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개인마다 다른 외음부 형태와 피부 상태에 맞춰 레이저 빔의 강도를 조절해야 화상, 피부 손상 등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날씨가 더울수록 외음부 가려움증이 심해진다면 혹시 음모에 남은 분비물로 인해 피부가 습해지고 염증 균이 생긴 것은 아닌지 한 번쯤 고민해보길 바란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관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