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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원인 찾기가 중요하다

입력 2019.05.23 11:06
  • 허정원·자미원한의원 한의사

잠 못 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날이 너무 더워서 잠을 설치기도 하고, 주변의 소음이나 빛 때문에 수면을 방해받기도 한다. 이럴 땐 억지로 잠을 자려고 하기보다는 침실 온도를 조절하거나, 소음과 빛을 차단하는 등 잠 못 들게 하는 원인을 해결해주면 숙면할 수 있게 된다.

불면증으로 힘들어 하는 남성불면증으로 힘들어 하는 남성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적인 요인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불면증으로 오랜 시간 고통받아 온 대부분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수면제와 같이 빠르고 쉬운 방법만을 고집하다가 병을 키운다.

사실 불면증의 원인을 찾아내려면 처음 시작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직, 사고 등 해당 시기에 경험한 스트레스나 걱정거리, 혹은 특정 질환의 발병 등 내 몸에 변화를 불러일으켰을 법한 계기를 찾아내야 한다. 그로 인해 소화기, 호흡기, 비뇨기 등의 기능이 과항진, 혹은 위축되었을 수 있고, 또는 몸이 너무 차갑거나 뜨거워지는 등 어딘가의 불균형이 불면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인체의 허실(虛實)과 한열(寒熱)의 균형이 깨진 것으로 본다. 그 균형을 바로 잡게 되면 근본적으로 건강을 되찾으면서 수면 리듬도 좋아지게 된다. 불면증의 원인이 개인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수면제처럼 일관된 처방보다는 유형별 치료가 이루어진다.

특히 불면증이 자꾸 재발하는 경우라면 더욱 원인 찾기에 집중해야 한다. 불면증이 재발할 땐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며 일종의 경향성을 띠게 되는데, 이는 증상이 잠시 호전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어떤 계기를 통해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증폭되거나 누적되어 밖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불면증은 무너진 커다란 벽과 같다.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과정은 쉽지 않으나, 대신 한 번 제대로 쌓아두면 다시 무너질 확률은 낮아진다. 불면증의 원인 치료는 다른 치료법에 비해 시간이 좀 더 걸릴지 모르나, 스스로 잠들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고, 혹시 불면증이 재발하더라도 다시 수월하게 본래의 패턴을 되찾을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허정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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