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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션 없는 사무실, 직장인에게 독일까? 득일까?

입력 2019.05.24 15:25
  • 권예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최신 트랜드라는 개방형 사무실, 8년 차 직장인 A 씨도 몇 주 전부터 완전히 변한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개인 공간이 보장되었던 예전과 달리 매일 바뀌는 자리와 모든 사람이 나를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은 너무나도 낯설었다. A 씨보다 먼저 개방형 사무실을 경험한 친구는 ‘적응하면 오히려 집중도 잘 되고 편하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아직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개방형 사무실개방형 사무실

개방형 사무실, 독이다?
파티션이 없는 사무실은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개방형 사무실에 대한 불만과 근심의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개방형 사무실을 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파티션이 없으면 프라이버시 보호가 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의 작업환경과 움직임이 눈에 훤히 보이고 소음에 노출되어 산만해진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개방형 사무실의 여러 단점이 결국 업무 능률 저하로 이어져 매출에도 지장을 줄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에서는 개방형 사무실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구성원이 피로감을 느끼고 감각이 과부하 되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변이 훤히 보이는 구조라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눌 것 같지만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하는 비율은 이전보다 70% 감소했으며,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사용하는 빈도는 증가했다.

또한 The New Zealand Medical Journal에는 개방형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업무 수행능력이 떨어지고 전염병과 같은 질병으로 결근을 더 많이 한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이 외에도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에 게재된 연구와 약 40,000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개인 공간이 분리되어있는 사무실보다 개방된 곳에서 일하는 직원의 불만율이 현저히 높았다.

사무실에서 즐거워 하는 직원들사무실에서 즐거워 하는 직원들

열린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개방형 사무실에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파티션이 없는 환경에서는 각기 다른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한 공간에 섞여 앉음으로써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고, 공동 업무를 할 때 이해도가 더 높아지며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또한 Occupational & Environmental Medicine에 실린 연구는 개방형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신체 활동이 20~32% 많았으며, 스트레스 수준이 낮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개방형 사무실에서 소음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개방형 사무실에서 소음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

긍정적 작업 환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개방형 사무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불만은 주변 소음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와 프라이버시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음을 피하고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을 사무실 내부에 마련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이와 더불어 소리에 예민한 구성원은 업무 시 소음 제거 이어폰이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전화나 의견 교환이 잦은 직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누구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소음을 흡수할 수 있는 소품이나 자재를 활용하여 사무실 인테리어를 하면 차음·방음과 더불어 멋스러운 장식 효과도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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