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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 환자, 깁스 잘못하면 괴사나 궤양 발생할 수도

입력 2019.05.24 18:22
  • 김재영·디앤에프병원 전문의

당뇨발 환자의 발에 상처가 발생하거나 외상으로 인해 골절이나 인대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 치료를 위해 깁스를 시행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괴사나 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깁스깁스

최근 진료를 볼 때 발뒤꿈치나 발등에 괴사와 궤양이 발생하여 내원하는 환자를 자주 봤다. 몇몇은 발뒤꿈치에 시커먼 괴사와 물집이 잡혀 있었고, 또 다른 몇몇은 발 전체에 염증이 퍼져있었다. 이런 환자의 공통적인 특징이 치료를 위해 반깁스나 통깁스를 한 후, 발등, 발뒤꿈치, 외측 복숭아뼈 아래에 상처가 발생하고 이것이 심해져 염증이나 괴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당뇨발 괴사와 상처를 치료하는 수술을 하고, 혈류 검사와 함께 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모든 환자에서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당뇨병성 신경 합병증이 있었고, 일부는 발로 가는 혈류의 감소가 있었다.

우리 몸은 어느 한 곳이라도 지속해서 20분 이상 눌리면 조직의 괴사가 일어나고 궤양이 발생한다. 그런데 당뇨가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의 대부분은 당뇨병성 신경 병증을 가지고 있어 발의 감각이 감소하여 있거나 없어진다. 그래서 깁스를 잘못 하여 한 곳이 눌리게 되면 괴사나 궤양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런 환자의 발을 깁스할 때는 반드시 눌리는 부분은 없는지를 확실히 확인한 후 시행해야 한다. 눌릴만한 곳에 충분한 패딩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발목과 종아리 부분에서 압력이 분산되어 발의 특정 부위에 압력이 증가하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에는 감각이 없는 발에 골고루 압력을 분산하여 괴사를 예방해주는 의료기기도 나와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당뇨가 잘 조절하지 않는 환자에서 깁스할 경우에는 신경검사를 시행하여 감각 소실 여부를 확인하고 적용 시 발에 압력을 분산해주는 의료기기를 이용하면 괴사와 궤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재영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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