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질환·치료

다양한 원인의 복통, ‘어디가 어떻게 아픈가요?’

입력 2019.05.31 09:30
  • 김윤정·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복통, 단순히 ‘배가 아픈 것’이라고 넘기기에는 그 원인이 너무나도 다양하다. 그 이유는 복부 안에는 위장, 소장, 간, 담낭 등 여러 소화기관이 자리를 잡고 있고, 그 주위로는 자궁, 난소, 심장, 폐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통으로 병원에 내원할 때는 단순히 ‘배가 아파요’라고 말하기보다는 복부의 어느 부위가 언제부터 어떤 양상으로 얼마나 자주 아픈지 구체적으로 의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복통을 호소하는 여성복통을 호소하는 여성

‘오른쪽 윗배가 아파요’, 급성담낭염을 의심해보자

배의 오른쪽 윗부분이 아프다면, 간, 담낭, 담도, 십이지장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는 급성담낭염이 있다. 이는 담석이 담낭관을 막아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복통 외에도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은 주로 고지방 식사 후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때로는 통증이 오른쪽 어깨로 퍼지기도 한다. 이 질환의 복통에는 특징적인 양상이 있는데, 이를 머피징후(Murphy’s sign)라 부르며, 오른쪽 윗배의 갈비뼈 아래 경계부위를 가볍게 누른 상태에서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갑자기 통증이 유발되어 더는 숨을 들이마실 수 없게 되는 현상이다.

‘오른쪽 아랫배가 아파요’, 충수염을 의심해보자

오른쪽 아랫배가 아플 때는 충수염을 가장 먼저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맹장 끝 충수돌기에 발생한 염증으로 초기에는 상복부 통증이 모호하게 있다가 점차 우측 하복부에만 국한해서 통증이 나타난다. 특징적인 양상으로는 우측 하복부를 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하며, 눌렀던 손을 뗄 때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자궁 외 임신, 배란통, 골반염 또한 해당 부위의 통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경우 이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왼쪽 윗배가 아파요’, 급성췌장염을 의심해보자

왼쪽 윗배가 아프다면, 위, 췌장, 신장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비교적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위염이나 위궤양일 수 있고, 비교적 통증이 심한 경우라면 급성췌장염일 수 있다. 급성췌장염은 대부분 술이나 담석을 원인으로 하여, 과음이나 과식을 한 이후 주로 나타나며, 심한 복통과 함께 오심과 구토를 동반한다. 이 질환의 복통은 똑바로 누우면 통증이 악화하여 새우등처럼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쓰리듯이 아파요’, 위·십이지장 궤양을 의심해보자

가슴 쪽 부위가 쓰리듯이 아프다고 표현한다면 위·십이지장 궤양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해당 부위의 점막이 염증에 의해 부분적으로 손상하여 움푹하게 패인 상태를 말한다.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비스테로이드소염제, 흡연 등이 있는데, 이 중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이 대표적이다. 해당 질환은 증상만으로는 질환을 감별하기 어려워, 의심될 시 내시경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십이지장 궤양 같은 경우 식후 2~3시간 후, 공복 시 통증이 더 심해지며, 음식을 먹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위 궤양의 경우 증상은 비슷하나 통증은 덜하며, 대신 주기가 잦고 오심, 구토, 체중감소 등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