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한낮 푹푹 찌는 더위 때문에 풍덩 뛰어들어가고 싶어지는 수영장. 햇살에 반짝이는 맑은 수영장 물은 매력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수영장에 위험 요소가 많아진다고 경고한다. 보기에는 깨끗한 수영장 물속, 과연 어떤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을까?

수영장 물속에는 얼마나 많은 세균이 있을까?
수영장에서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질병 중 절반 이상은 최대 3주 동안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와포자충속(Cryptosporidium)’에 의한 것이다. 와포자충속은 염소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물에 들어가면 살처분하기가 힘들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건강 수영 프로그램 책임자인 Michelle Hlavsa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을 한 모금만 마시면 물과 같은 설사, 위경련, 메스꺼움, 구토 등으로 몇 주 동안 고생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와포자충속으로부터 전염병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설사병을 가진 사람은 수영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깨끗한 수영장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수영장에서는 위생을 위해 염소를 사용한다. 염소는 물에 용해되어 차아염소산을 형성하고, 이 물질은 살모넬라와 병원성 대장균 등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물에 살수 없도록 만든다. 간혹 수영장에 갔을 때 염소 냄새가 유독 심하게 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소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깨끗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정 반대라는 사실. 미국화학협회(American Chemistry Council, ACC)의 Mary Ostrowski는 “실제 염소 처리된 수영장은 화학적인 냄새가 강하게 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한다. 수영장 물속의 염소가 수영하는 사람들의 몸에서 나온 먼지와 기름, 땀, 소변, 배설물과 같은 물질과 결합할 때 클로라민(Chloramine)이라는 화학 자극제가 생성되면서 특유의 냄새가 나고, 이로 인해 눈이 따끔거리고 빨개지는 것이다. 만약 수영장에서 염소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이는 물이 더럽다는 것을 의미하며, 염소와 pH 수치를 검사해야 한다. 염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눈과 피부, 코 등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염소 수치가 너무 낮으면 대장균, 지알디아(Giardia) 등의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따라서 적당한 염소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수영장에서 소변을 본 적이 있나요?
수영장 유독 물놀이를 하다 보면 소변이 자주 마렵다. 수영장에서 소변을 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손사래를 치며 말하지만, 사실 화장실에 다녀오기 귀찮아 사람이 드문 장소나 수영장 귀퉁이에서 몰래 소변을 보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2017년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에서는 캐나다의 31개 수영장과 온수 욕조에서 수질을 조사하기 위해 다양한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인공감미료인 아세설팜칼륨(Acesulfame Potassium)의 농도를 측정했다. 아세설팜칼륨의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껌이나 잼, 아이스크림, 음료 등에 사용되는데, 이 물질은 몸 안에서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오줌에 섞여 몸밖으로 배출된다. 배출된 후에도 다른 화학 물질이나 염소 성분과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 즉, 수영장 물의 아세설팜칼륨의 농도가 높다면 사람들이 수영장에서 오줌을 눌 확률이 높다는 것. 연구 결과, 수영장의 아세설팜칼륨 농도는 일반 수돗물의 최대 571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위험 요소 때문에 폭염을 식혀줄 오아시스 같은 수영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미국 건강의학포털 WebMD에서 소개하는 안전 및 위생 수칙을 숙지하고, 수영장에 갔을 때 지키길 바란다.

-설사병이 있다면 절대 수영장에 들어가지 않는다.
-수영장에서 염소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물의 pH 및 염소 수치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수영할 때 되도록 물을 삼키지 않는다.
-어린아이는 무리해서 수영하지 말고 자주 화장실에서 쉬도록 한다.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한다.
-아기 기저귀는 수영장 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갈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