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주의 A 씨는 얼마 전 산모 검사 결과를 보고 놀랐다. 비타민 D 수치가 20.4ng/mL로 결핍되었던 것. 평소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 해를 쬐면서 돌아다녔지만 비타민 D 정상 수치 범위인 30ng/mL에도 못 미쳤다. 혈중 비타민 D가 20~30ng/mL 미만이면 부족, 10ng/mL 미만이면 결핍으로 규정한다.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비타민 D는 햇볕을 쬐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외선 B 파장 중 290~315㎜의 일부에서만 만들어지고 한국처럼 위도가 35도 이상인 지역은 해를 충분히 쬔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비타민 D를 합성하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산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8%에서 비타민 D 결핍 상태, 70%에서 부족 상태를 보였다
산책하는 임산부임신 중 비타민 D가 부족하면?
△ 태아의 근골격계 형성에 영향을 미쳐
비타민 D는 우리 인체가 칼슘을 써서 튼튼한 뼈와 치아를 만들고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임신 중에는 특히 태아의 뼈 성장을 위해 칼슘 흡수가 약 33% 증가하는데 특히 임신 후기에 흡수율이 가장 높다. 체내 비타민 D가 결핍한 경우, 식이에 포함된 칼슘의 10~15% 정도만이 흡수되지만 비타민 D가 충분한 경우에는 30~40%까지 증가한다.
71명의 한국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출생 시 시행한 전신 골무기질량(bone mineral content)이 여름(6~9월)에서 겨울(1~3월)보다 6% 더 높았다. 즉 비타민 D 섭취가 풍부한 기간에 태아의 뼈 상태가 좋았다는 이야기다.
△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 높아
2019년 미국 인디애나대학 보건대학원의 연구팀은 임신 초기 비타민 D가 결핍하면 임신성 당뇨에 걸릴 위험이 4배 이상 높아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18~40세의 임신한 여성 428명의 임신 초기 혈중 비타민 D 수치를 측정한 결과, 임신 10~14주에 비타민 D 혈중수치가 결핍에 해당하는 20ng/mL 이하면 임신성 당뇨가 발생할 위험이 비타민 D 수치가 정상인 여성보다 2.8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임신 10~14주의 비타민 D 결핍이 임신 15~26주까지 지속하면 임신성 당뇨 위험은 4.46배까지 높아졌다.
△ 자녀가 아토피에 걸릴 위험 증가해
2019년,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생애 초기 아토피 피부염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 임신 기간에 적정한 비타민 D 농도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COCOA(The Cohort for Childhood Origin of Asthma and Allergic Diseases Study)에서 연구 결과 제대혈 비타민 D 농도가 10.0ng/mL 미만(중증 결핍 수준)이면 생애 처음 3년 동안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 발생 위험이 2.77배, 진단 위험이 2.89배, 치료 위험이 1.4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D, 어떻게 보충해야 하나?
임산부 비타민 D 음식, 산책으로 보충해야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을 먹거나 햇볕을 충분히 쬐어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것이다. 20분간 일광욕을 하면 20,000IU의 비타민D가 생성된다. 9~4월엔 오전 10시 이전이나 오후 4시 이후, 5~8월에는 정오 무렵에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거나 신체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자. 비타민 D를 체내에 충분히 합성하려면 피부색이 진할수록 더 길게, 피부색이 옅을수록 짧게 한다.
하이닥 건강 Q&A에서 하다현 영양사는 “비타민 D가 함유된 음식은 등푸른생선, 달걀노른자, 마가린, 새우, 말린 표고버섯 등이 있는데 대체로 비타민 D가 함유된 식품에는 콜레스테롤 함유량도 많기 때문에 오메가 3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이것으로 비타민 D 수치가 높아지지 않는다면 그다음 단계로 비타민 D 주사, 비타민 D 영양제를 먹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