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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후 생리불순이 생기는 이유

입력 2019.08.06 11:20
  • 신예지·쉬즈한의원 한의사

여성이라면 매달 한 번씩은 찾아오는 월경. 그런데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 규칙적으로 월경과 만나지 못하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아주 다인적이지만, 우선 오늘은 체중과 관련하여 설명하겠습니다.

체지방은 호르몬 분비기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체중, 특히 체지방이 갑자기 증가할 경우 월경불순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이런 이유로 실제 과거보다 비만 인구가 많아진 최근에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진단받는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이유는 체지방은 단순히 몸에서 떨어뜨려야 하는 필요악이 아니라, 체지방이 성호르몬 분비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일종의 호르몬 분비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복부의 체지방이 증가할 경우에 안드로겐(남성호르몬)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생리주기를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또한 체지방이 증가할 경우 높은 혈당이 오래 유지되다가 인슐린저항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인슐린저항성 또한 다낭성난소증후군에 영향을 주어 생리를 규칙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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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체지방률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에도 월경이 규칙적으로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여성의 체지방량과 렙틴, 생식력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데 지나치게 체지방률이 낮을 경우에는 생리 신호가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지방조직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저장고이자 공급원인데 안드로겐,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성호르몬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이고,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원료인 체지방이 부족할 경우 제대로 분비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정 이상의 체중과 체지방을 가지게 되면 초경을 시작하게 되고, 지나치게 낮은 체지방률을 가진 경우 초경이 지연됩니다. 너무 마른 청소년은 초경이 시작되더라도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 마른 성인여성도 배란주기가 규칙적이지 않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대 사회이지만, 또 반대로 몸매를 관리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마른 몸매가 선호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체중이 지나치게 적게 나가는 것이 생리를 지연시키거나 배란을 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적인 월경주기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최소 18.5% 정도의 체지방률에 도달해야 하며, 체지방률이 16% 미만이 될 경우 생리가 멈출 위험도 있습니다.

갑자기 체중이 많이 빠지거나, 심하게 다이어트를 할 경우에도 월경불순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의원을 찾는 분들 중에도 초경 이후 체중을 갑자기 많이 감량해 19세까지 생리가 멈춘 학생, 10kg 이상의 체중을 빠르게 감량한 후 무월경으로 내원하는 분이 많습니다. 성호르몬의 원료인 체지방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주고, 배란과 생리가 불규칙해지는 것입니다.

타고난 신기가 약해 음혈이 항상 부족한 여성의 경우, 체중의 급격한 감량으로 인해 생리의 원료가 되는 음혈이 부족한 혈허상태가 되어 생리주기가 지연되거나 생리양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월경은 여성 건강의 중요한 지표입니다. 체중의 급격한 변화로 인하여 월경의 주기가 흐트러지고 주기의 불균형이 2주기 이상 지속될 경우, 빠르게 다시 흐름을 찾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한의원에서는 무월경과 월경불순의 원인에 따라 보기보혈, 거습담, 보신음혈 등의 치료 방법을 통해 본연의 주기와 생리 건강을 빠르게 회복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신예지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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