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우리 아이가 치아교정이 필요한가요?”
“언제 아이의 치아교정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나요?”

20년 넘게 치아교정 진료를 해 오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심지어 일부 치과에서는 교정 치료를 성인이 된 후에 받는 게 좋다고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주는 경우까지 있어서 더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성장기 아이의 교정치료 시기는 치아발육 상태나 부정교합 양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언제가 좋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영구치가 맹출하기 시작하는 만 6세경(우리나라 나이로 7세경)에는 교정전문의에게 치아교정 검진을 한번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앞니가 거꾸로 물리는 반대 교합이 있거나 특정 치아가 결손된 경우, 어금니를 물 때 턱을 비틀어서 무는 경우 등에는 조금 이른 나이에도 교정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시급한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은 8~11세 사이 정도에 1차 교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아이의 치아 발육 상태에 따라 1~2년 정도의 차이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성장기 아이의 교정 치료는 일반적인 고정식 교정 장치(브라켓)를 부착하여 치료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끼고 뺄 수 있는 가철식 교정장치를 사용하여 치료하며 시기적으로 좀 이른 시기에 치료한다고 하여 1차 교정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아이의 치열 상태와 골격 양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교정 정밀검사 후에 정확한 진단이 내려져야만 구체적인 교정장치의 형태와 치료 계획을 정할 수 있습니다.

△ 성장기 아이의 1차 교정이 필요한 경우

1. 앞니가 거꾸로 물리거나 특정 치아에 반대 교합이 있는 경우
2. 아래턱 성장이 부족하거나 아래턱이 너무 후퇴된 경우
3. 아래턱 성장이 과도해서 주걱턱 양상을 보이는 경우
4. 어금니를 물 때 턱을 틀어서 무는 경우
5. 유치가 일찍 탈락하여 영구치 맹출 공간 유지가 어려운 경우
6. 악궁이 너무 협소하여 영구치 맹출 공간이 부족한 경우
7. 과잉치나 결손치가 있는 경우
8. 앞니가 너무 과도하게 물리거나(과개교합) 전혀 물리지 않는 경우(개방 교합)
9. 교합이 맞지 않아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경우
10. 혀 내밀기나 손가락 빨기 같은 악습관이 있는 경우

△ 성장기 치아교정 치료의 장점

1. 안면 골격의 성장이 일어나는 시기이므로 안면 부위에 골격적인 문제가 있으면 악교정 장치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2. 잇몸뼈의 성장도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이므로 영구치 맹출 공간이 부족한 경우 가철식 장치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3. 앞니가 거꾸로 물리거나 한쪽 반대 교합이 있는 경우 턱을 내밀거나 틀어서 물게 되는데 이로 인해 비대칭이나 아래턱의 과도한 성장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1차 교정을 통해 이러한 반대 교합을 개선해주면 아래턱의 위치를 바로잡을 수 있고 안면 비대칭도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4. 유치 조기 탈락으로 인해 영구치가 맹출할 공간이 줄어들 수 있는데 1차 교정을 통해 공간을 유지하거나 더 확보하여 좀 더 좋은 위치에 영구치가 맹출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5. 악궁(잇몸뼈의 너비)이 너무 협소한 경우 모든 영구치가 가지런히 배열되기 어려운데 조기에 악궁 확장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 영구치가 좀 더 좋은 자리에 맹출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향후 발치 교정의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6. 성인보다 대체로 치아 이동이 빨라서 교정 치료 기간이 단축되며 통증이나 불편감이 훨씬 적습니다.

성장기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1차 교정은 예방 교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말 그대로 방치할 경우 영구치의 맹출이나 안면 성장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예방적으로 더 악화하지 않게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시행하는 교정치료입니다.

아이들의 경우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교정 치료를 받는다면 좀 더 심미적이고 균형 있는 건강한 치열과 안모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더 늦기 전에 꼭 교정전문의에게 교정 삼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형준 원장 (치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