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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바로 알기] 임신부라면 꼭 알아야 할 자궁경부무력증

입력 2019.09.05 17:07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골반 안쪽에 있는 자궁은 탄탄하면서도 유연한 근육조직으로 되어 있다. 7~10cm 정도인 자궁은 임신하면 태아의 발육 상태에 따라 서서히 커지면서 5배 가까이 증가했다가 출산 후 원래 크기대로 돌아간다.

임신 중에는 자궁의 입구인 자궁 경부가 단단히 받쳐주어 임신을 유지하고 자궁 속 태아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어떤 이유로 자궁 경부가 열리는 것을 ‘자궁경부무력증(자궁경관무력증)’이라 한다.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인해 질내로 양막 탈출이 되면 태아, 태반, 양수가 모두 임신 말기까지 버티지 못하고 빠져나와 유산이나 조산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 자궁경부무력증의 원인, 선천적이거나 자궁 손상 여부 커

임신부임신부

자궁경부무력증의 원인으로는 자궁경부의 선천적 이상, 과거의 분만이나 유산에 의한 자궁경부의 손상, 자궁 경부암 치료를 위한 자궁경부 원추 절제술 이력, 조기 분만 이력, 임신 중 약물 노출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노산과 같이 임신부의 나이가 많은 것과 자궁경관무력증의 연관성은 확인된 바 없다.

◇ 대부분 전형적인 증상이 없는 자궁경부무력증

태아와 자궁경부태아와 자궁경부

자궁경부무력증은 대부분 전형적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임신 16~24주에 시행한 초음파검사에서 자궁경부 모양이 갑자기 깔때기처럼 변하거나 2.5cm 이하로 짧아지는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

자궁경부무력증이 있으면 대개 임신 14~28주 사이에 자궁경부가 통증 없이 저절로 열리게 되며, 이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긴급 발생 시 응급 자궁경부 결찰술이 필요하다.

임신 중 자궁경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질 출혈, 점액질 같은 질 분비물 증가, 허리통증, 골반 통증, 질 압박감(밑이 무겁다는 느낌), 생리통과 유사한 증상, 배변감 등이 동반되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또 이전 임신에서 자궁경부무력증이 있었다면 다음 임신에서 주기적인 질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경부 길이의 변화나 개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자궁경부무력증의 치료

이전 임신에서 자궁경부무력증이 있었던 경우 임신 12~16주 사이에 예방적인 자궁경부 원형 결찰술을 반드시 받아야 하며 조산 예방을 위해 임신 호르몬을 투여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자연유산 위험이 높은 임신 초기를 지나 비교적 안정기에 접어드는 때로, 초음파 검사를 통한 태아의 이상 여부를 일부 확인할 수 있으면서 자궁경관이 스스로 잘 열리는 시기가 되기 전이라 수술 시기로 적합하다. 또 이 시기보다 지연될수록 자궁이 커져 수술도 어려워지고, 출혈 위험이 커진다. 이 수술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미리 대비하지 못하거나 임신 중 갑자기 발생한 경우에는 응급 자궁경부 원형 결찰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임신 23주 이후인 경우, 출혈과 자궁수축, 조기양막파수가 있는 경우에는 시행할 수 없다. 또 질식으로 자궁경부 원형 결찰술을 시행했으나 실패가 반복되고, 자궁경관이 짧아 질식 결찰술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복식 자궁경부 원형 결찰술을 시행한다.

1. 맥도날드(McDonald) 수술
질식으로 하는 간단한 수술 방법이라 많이 이용된다. 봉합한 실은 질식으로 간단하게 가위로 잘라내면 되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보통 37주가 되면 봉합한 실을 풀고 진통에 대비한다. 미리 실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진통이 오면 상당히 위험하므로 증상을 주시하면서 의료진과 잘 상의해야 한다. 만약 제왕절개를 하게 된다면 봉합한 실을 꼭 제거할 필요는 없다.

2. 쉬로드카(Shirodkar)
질식으로 하는 방법으로 자궁 경부의 안쪽으로 더 가깝게 수술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맥도날드 수술보다는 수술이 복잡하고 나중에 실을 제거하기 어려워 제왕절개 비율이 높은 편이다.

3. TCIC(복식자궁경부 봉합술)
개복수술로 임신된 자궁을 꺼내 자궁경부를 묶는 방법으로 질식보다는 자궁 경부의 위쪽이나 자궁 하절부의 아래쪽을 묶을 수 있다. 수술 중 양막이 터지면 태아가 바로 사망할 수 있어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

과거의 자궁경부무력증 경험으로 미리 대비하기 위해 임신이 아닌 상태에서 할 수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자궁경관이 짧거나 여러 이유로 질식으로 시행할 수 없을 때는 복식 수술을 하게 되며, 주로 임신 12~14주에 시행한다.

자궁 경부가 약해지거나 자궁경관이 조금 열려도 빠지는 일이 없으며, 분만은 제왕절개 방식으로 한다. 제왕절개를 계획했다면 38주 정도에, 자연분만을 한다면 37주에 개복수술로 봉합한 실을 풀어준다. 제왕절개 시 봉합한 실은 차후에 임신 계획이 있다면 그대로 두고 다음 임신에 대비한다.

◇ 자궁경부무력증 수술 후 관리법

- 수술 후 안정은 기본이다.
-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되도록 쉬는 것이 좋다.
-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조산에 대비해 최대한 아기가 모체에서 충분히 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특히 수술 직후나 허리나 배의 통증, 냉 증가 등의 변화가 있을 때는 성생활을 피해야 하며, 남성의 성기가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자세를 주의해야 한다.
- 수술 후 양막 파열, 자궁 내 감염에 의한 융모양막염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감염 정도 등에 따라 안전을 위해 봉합사를 제거한 뒤 분만을 시행할 수 있다.
- 유산이나 분만 증후가 있을 때는 즉시 봉합사를 제거해야 하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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