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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하면 탈모 없다는데...’, 남성호르몬을 자극하는 실수 2가지

입력 2019.09.26 10:28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사춘기 이전에 거세하면 유전력 있어도 탈모 없어
- 탈모 원인으로 ‘남성호르몬’ 주목하게 된 계기
- 남성호르몬 자극하는 ‘동물성 지방’, ‘당분’ 섭취 줄여야

탈모와 남성호르몬의 연관성이 알려지게 된 시기는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해부학자 Hamilton은 연구를 통해 사춘기 이전에 거세하여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사람은 유전력이 있어도 남성형 탈모가 생기지 않았고, 청년기에 거세한 경우 탈모 정도가 약해지며, 성인이 되어 거세한 사람은 탈모가 있어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들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면 탈모가 발생하고, 투여를 중지하면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 것까지 확인했다. 이로써 남성호르몬과 남성형 탈모와의 연관성이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다.

탈모탈모

이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남성호르몬 안드로겐 수용체가 많이 분포하는 곳에 DHT(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가 강하게 결합하여 모발 성장인자를 억제하거나 감소 시켜 탈모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남성형 탈모의 경우 특정 요인으로 인해 모낭의 성장기가 짧고 퇴행기로 빨리 이행되는 특성으로 탈모가 진행된다. 또 안드로겐 수용체가 DHT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부위는 옆머리나 뒷머리보다 앞머리이기 때문에 탈모도 앞머리부터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렇듯 남성형 탈모에 있어서 DHT는 필요조건이요, DHT에 특징적으로 반응하는 안드로겐 수용체는 충분조건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DHT가 1/6 수준에 지나지 않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은 탈모의 진행을 방지하고 모발을 성장시키는 작용하기 때문에 탈모 환자는 여성보다는 남성에 훨씬 많다.

유전은 피할 수 없다고 해도 남성호르몬 수치를 자극하여 탈모를 자극하는 식습관만큼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탈모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실수가 ‘동물성 지방과 당분’이 많이 든 음식을 즐기는 것이다.

실수 1. ‘삼겹살, 라면’을 즐긴다 - 남성호르몬 수치 올리는 동물성 지방 과잉 섭취

포화지방이 많은 삼겹살포화지방이 많은 삼겹살

탈모 예방을 위해서는 혈관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동맥경화나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을 자극하는 식습관 요인 중에 ‘동물성 지방’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성 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혈관 내벽에 쌓여 혈관 내경을 좁히고 굳게 만든다. 또한, 동물성 지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포화지방은 탈모의 원인인 남성호르몬 수치를 올리는 데 직접 관여한다. 이는 혈중 DHT의 농도를 높여 탈모를 자극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은 탈모 예방뿐만 아니라 심혈관 건강까지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대전대학교 심재은 교수팀이 한국영양학회 영문학술지에 발표한 ‘한국인의 지방과 지방산 섭취’ 논문에 따르면 포화지방을 축적하는 3대 음식으로 ‘돼지고기, 우유, 라면’이 꼽혔다. 따라서 돼지고기와 라면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고, 우유는 저지방 우유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실수 2. ‘백미, 음료수’를 즐긴다 - 당분이 많으면 남성호르몬 원료도 많아져

당분이 많은 콜라당분이 많은 콜라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도 문제다. 음식 섭취로 혈당이 오르게 되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이 과정에서 남성호르몬을 만드는 재료인 ‘아라키돈산’이 생성된다. 따라서 당분을 과잉 섭취할수록 아라키돈산은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남성호르몬의 분비도 많아져 탈모를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당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기 위해서는 3가지 하얀 음식 - 三白 식품을 멀리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음식은 바로 백미, 백설탕과 밀가루이다. 백미보다는 잡곡밥으로 대체하고, 빵이나 국수 등 밀가루 음식과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이렇듯 탈모 예방과 완화를 위해 동물성 지방과 당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으며,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콩 등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해조류(요오드), 신선한 과일과 채소(비타민)도 골고루 섭취하여 미량 영양소도 부족하지 않도록 보완한다. 또 ‘녹차’는 DHT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므로 커피보다는 녹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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