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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뽑은 라니티딘 위장약 대체 성분 1위, ‘PPI 제제’

입력 2019.11.15 09:45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라니티딘’ 성분의 위장약에 대한 제조·수입 및 판매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대체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 성분이 문제가 된다고 해서 꼭 필요한 위장약을 무조건 멀리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각종 통증과 골관절염 예방 치료제로 처방되는 비스테로이드성(NSAID) 소염진통제는 진통과 항염증 효과가 탁월해 염증 질환과 근육통, 관절염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주요 부작용으로 위장관 점막 손상과 위장관계 출혈이 있어 이에 대한 합병증 예방을 위해 위장약 즉 위장보호제를 함께 처방받는다. 소화기 질환은 물론 다른 질환에도 위장약이 함께 처방되는 것은 약물 부작용 등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인 것이다.

차트를 기록하고 있는 의료진차트를 기록하고 있는 의료진

이는 약 16,000명의 전문의가 이용하는 의사 학술 커뮤니티인 닥터빌(www.doctorville.co.kr)에서 의사회원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2019.10.23~2019.10.29)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확인된다.

총 2,055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라니티딘 제제를 처방한 적이 없는 391명을 제외한 1,664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라니티딘 제제를 처방한 이유(복수 응답)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인한 위장관 장애(39.6%)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단순 위염 및 속쓰림의 예방과 치료(35.3%) >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NOAC로 인한 위장관 장애(13.2%) > 역류성 식도염(11.9%) 순이었다.

그렇다면 의사들은 라니티딘 대신 꼭 필요한 위장약으로 어떤 성분을 가장 선호할까? 같은 설문에서 의사들이 고려하고 있는 라니티딘 대체 약물 1위로 PPI 제제(48.7%)가 꼽혔으며, 그 뒤로 H2RA 제제(35.0%), 점막보호제(15.1%), PKT 제제(1.2%) 순으로 응답했다. PPI 제제에 대한 선호도(보건소 등 기타를 제외한)는 의원급(42.6%, 396명)보다 병원/종합병원급(57.0%, 397명)에서 약간 더 높았다.

또한, ‘라니티딘 단일제 대체 약물 우선순위’로 ‘1순위: PPI > 2순위: H2RA > 3순위: 점막보호제’를 제시하고, 이에 동의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10명중 8명 이상(82.9%)이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이는 PPI 제제에 대한 처방의사가 높다는 의사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제제별 선호 성분으로 PPI 제제 중에는 에소메프라졸(Esomeprazole)을, H2RA 제제 중에는 파모티딘(Famotidine)을, 점막보호제 중에는 레바미피드(Rebamipide)를 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라니티딘 ‘복합제’ 대체 약물 개발 시 가장 이상적인 성분 조합을 묻는 질문에는 에소메프라졸 조합(67.8%)이 파모티딘 조합(32.2%)보다 2배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성분을 무조건 좋고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다. 개인의 상황과 증상 등을 종합하여 처방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또한, 복용 중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일반인이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하여 최대한 약물 부작용은 줄이면서 자신에 맞는 약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닥터빌 관계자는 이번 설문을 통해 “라니티딘 사태 이후 대체 성분에 대한 의료진의 견해를 모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해당 자료가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설문 등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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