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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알고 먹자: 약] 항우울제 먹으면 왜 살이 찔까?

입력 2019.12.11 16:51
  • 이보미·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5년간 정신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정신질환 진료비는 2015년 2조9,356억 원, 2016년 3조2,518억 원, 2017년 3조5,330억 원, 2018년 3조9,118억 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대 ‘2016~2018년 10대 청소년의 정신건강 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18년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10대는 37,233명으로 2016년에 비해 무려 65.2%나 증가했다.

그에 따라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항정신병약 등을 통칭한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나온 신약인 비정형 향정신병 약물은 추체외로 증상, 즉 파킨슨병, 근육긴장이상, 좌불안석 등의 부작용이 적어 많이 사용한다. 이 약은 주로 조현병의 치료에 사용되고, 개별 약물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는 조증, 우울증, 자폐장애와 관련된 과민증, 투렛증후군 등의 치료에 이용한다.

약

향정신성 약물을 먹으면 살이 찌는 이유는?
하지만 비정형 향정신병 약물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있다. 바로 체중이 급작스레 는다는 것이다. 2012년 대한 조현병 학회지에 실린 ‘만성 조현병 환자에서 12주 체중 관리 프로그램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항정신병 약물이 체중 증가에 미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욕 증가, 구갈 감소를 위해 섭취한 고칼로리 음료, 과프로락틴혈증에 의한 인슐린 감수성의 변화, 성샘과 부신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불균형 등이 비만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비만은 만성 조현병 환자에게 일반인보다 2~3배 이상 흔히 관찰된다. 과도하게 살이 찌면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생길 뿐 아니라 신체상(body image)의 왜곡, 자존감 손상이 생겨 대인관계가 망가지는 등 심리·사회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뱃살을 잡고 있는 남성 뱃살을 잡고 있는 남성

향정신성 약물을 먹고 있는데, 살을 빼고 싶다면 가장 기본부터 시작하면 된다. 즉, 적절한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다. △ 하루 3회 규칙적인 식사하기 △ 천천히 식사하기 △ 하루 종이컵 8잔 정도의 물 마시기 △ 지방이 많은 음식 피하기 △ 간식 섭취 줄이기 △ 음료수 섭취 줄이기 △ 가공 음식, 인스턴트 음식, 패스트푸드 피하기 △ 잡곡 및 채소의 섭취 늘리기 △ 적당량의 과일 섭취하기 등 바른 식생활을 실천하고 하루 30분~1시간씩,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숨이 차는 운동을 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향정신성 비만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것이다. 이는 정신질환 증상을 심화시키고 재발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비만 치료를 위해 가정의학과 등 다른 과에 방문했다면 향정신성 약물을 먹고 있다는 것을 꼭 밝히고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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