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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지 않아도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입력 2019.12.31 14:28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다르다.
우울감은 누구나 느끼는, 굉장히 보편적인 감정으로 이를 느낀 적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우울감은 대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해소가 된다.

반면 우울증은 ‘힘내자’는 다짐이나 ‘힘내라’는 주변의 응원으로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다. 의학적으로는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는 우울감이 ‘2주 이상’ 거의 매일 지속하는 것을 우울증이라 본다. 이 단계가 되면 사람의 감정이 마음먹기에 달린 게 아니라 얼마나 적극적으로, 꾸준히 ‘치료하기’에 나서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이때 우울증 신호를 우울한 감정만을 기준으로 삼으면 곤란하다. 우울한 기분이 없어도 우울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론 별다른 호소를 보이지 않지만, 검사상 문제가 없는데도 이유 없이 피곤하고, 불면증이 있거나 반대로 과다수면이 있으며, 입맛이 떨어지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등의 신체증상을 호소한다.

우울 증상이 없는 가면성 우울증우울 증상이 없는 가면성 우울증

△ 드러나지 않는 우울증 - 가면성 우울증

이처럼 검사상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데도 신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우울’이라는 정체를 숨긴 가면성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가면성 우울증에선 식욕 저하, 피로, 소화불량 등의 신체 증상과 함께 치매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를 가성 치매라고 하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우울증일 때 동반될 수 있다. 물론 우울증을 치료하면 치매로 의심되던 증상들도 사라지게 된다.

포옹하는 여성포옹하는 여성

△ 우울증은 만성질환,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요법 병행해야

먼저 우울증은 만성질환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요법을 통해 관리해야 하며, 약을 의료진과 상의 없이 임의로 끊어선 안 된다. 항우울제는 약물 투여 후 최소 2주가 지나야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며 4~6주 정도 지나면 충분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한 증상이 나아져도 6개월 정도는 약물치료를 계속 유지해야 우울증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최신 의학기술의 발달로 정신과 약물도 크게 발전하여 오랜 기간 약을 먹는다고 해서 중독성이 있거나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의료진과 협의하여 약물치료기간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 운동, 신앙생활 등을 병행하고, 수면환경 개선, 명상, 햇볕노출, 금주 등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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