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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닿아도 부서지듯 깨지는 ‘껍데기 초슬림 달걀’, 괜찮을까?

입력 2020.01.22 15:59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양계장을 운영하는 지인이 줬다는 달걀은 말 그대로 가관이다. 상품성이 떨어진다고는 했지만 가져오는 길에 벌써 몇 개는 깨져있고, 자세히 보니 금이 간 수준을 넘어 구멍까지 나 있다. 심지어 껍데기가 주름진 것처럼 쭈글쭈글하다. 겉모습도 일정치 않아 여러모로 뭔가 꺼림칙한 마음을 안고 그나마 상태가 나은 것을 골라 깨봤더니, 정말 낙엽 부서지듯 달걀 껍데기가 으스러진다. 노른자도 어떤 것은 동그랗게 예쁜 것도 있지만, 퍼져 버리는 것도 있다. 껍데기가 너무 얇아 으스러져 버리는 초슬림 달걀, 이유는 뭘까?

◇ 달걀 껍데기가 너무 얇은 ‘연각란’, 이유는?

달걀 껍데기가 너무 얇은 연각란달걀 껍데기가 너무 얇은 연각란

연각란은 칼슘 부족이나 영양결핍 등으로 달걀 껍데기가 약하거나 얇은 것을 말한다. 깨지기 쉬워 상품성이 떨어지며, 다 그렇지는 않지만 노른자나 흰자가 탄력이 없어 묽게 퍼지기도 한다. 작은 충격에도 금이 잘 가는 실금란도 연각란일 가능성이 높다.

달걀 껍데기는 주로 칼슘과 인 등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산란닭이 영양이 부족한 사료를 먹거나 영양흡수율이 떨어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아픈 상태여도 연각란이 될 수 있다.

- 영양부족: 껍데기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칼슘, 인, 비타민 D 등 영양이 부족한 경우 달걀 껍데기가 연해진다. 영양이 잘 들어간 사료라 해도 오래되거나 곰팡이 등의 오염으로 변질된 경우라면 영양결핍으로 인한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햇볕을 충분히 쬐지 못해도 비타민 D가 결핍되어 연각란이 생길 수 있다.

- 부실한 사육장 환경: 산란닭이 있는 사육장의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통풍과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위생이 불량한 경우,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닭이 있는 경우에도 달걀 껍데기가 얇아진다.

- 외래품종: 토종닭의 달걀 껍데기는 비교적 두껍지만 외래품종 닭의 달걀 껍데기는 비교적 얇아 잘 깨진다.

- 아프거나 나이 든 산란닭: 갑상선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장염 등 질병이 있는 닭, 생리기능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닭은 껍데기가 얇거나 연한 달걀을 낳는다. 또 늙은 닭(노계)일수록 크기는 크지만, 껍데기는 얇은 달걀을 생산한다.

- 기타: 산란닭의 혈중 칼슘 농도가 낮은 야간에 생성되어 오전 10시 이전에 낳은 달걀은 연각란일 가능성이 높다. 또 깃털갈이 시기에 낳은 달걀도 생리적인 원인으로 달걀 껍데기가 얇아질 수 있다.

◇ 연각란, 먹어도 될까?

‘연각란을 먹어도 될까?’라는 고민은 사실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달걀 껍데기가 얇은 연각란과 금이 간 실금란뿐만 아니라 껍데기 표면에 깃털, 분변, 혈액 등이 묻은 오염란도 알 가공업체를 거쳐 과자, 빵,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의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단, 납품 후 24시간 이내에 가공처리해야 하며, 10℃이하에서 냉장 보관 상태로 납품됐다면 72시간 이내에 가공처리를 할 수 있다. 달걀 껍데기는 깨서 버리고 안에 흰자, 노른자만 꺼내는 할란을 할 때는 살균하지 않은 흰자와 노른자의 부패와 변질 위험이 크므로 5℃ 이하로 냉각하고, 72시간 이내에 가공처리해야 하는 등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같이 연각란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가공해서 먹어야 하므로 보관에 주의하고, 달걀을 깼을 때 노른자와 흰자가 묽고 퍼진다면 신선도가 그만큼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깨진 달걀깨진 달걀

◇ 신선한 달걀 고르는 법

달걀껍데기에 있는 산란 일자와 사육환경번호를 확인한다. 앞 4자리 숫자는 산란 일자며, 중간 문자는 생산자 고유번호이고, 맨 뒤에 1~4까지의 숫자는 사육방식을 뜻한다. 1은 방사, 2는 평사, 3은 개선 케이지, 4는 기존 케이지를 의미하며, 1에 가까울수록 닭이 넓은 공간에서 생화하며 낳은 달걀이다. 참고로 달걀 껍데기의 색깔은 닭의 품종에 따라 결정되며, 갈색란에 오메가-3 지방산이 좀 더 들어있다고는 하지만 영양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백색란이 갈색란보다 좀 더 저렴한데 이유는 백색란을 낳는 품종이 크기가 작아 사육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달걀달걀

신선도, 외관 등을 종합해 평가하는 달걀 인증마크를 확인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달걀의 품질을 1+, 1, 2, 3등급으로 구분하며,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인증하는 친환경축산물 등급은 유기농 달걀과 무항생제 달걀로 구분한다. 유기농 달걀은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료를 사용하고, 항생제와 균 검출 검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한 것으로 국제 기준을 따른 것이다.

달걀은 유통기한은 14일이지만 소비기한은 25일로, 대부분 유통기한 후 3주가 지나 먹어도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단, 물에 넣었을 때 뜨는 것은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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