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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질염, 생활습관부터 점검해보자

입력 2020.03.11 13:05
  • 김관수·유로진여성의원 전문의

입은 우리 몸과 외부환경이 연결되는 곳으로, 감기는 대부분 입을 통해 호흡기의 점막에 균이나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발생한다. 질 역시 여성의 몸과 외부환경이 연결되는 통로로, 이러한 질의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질염이다. ‘여성의 감기’ 라고도 불릴 만큼 흔한 질환이다. 질염의 종류에 따라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긴 하지만, 질염을 예방하고 전체적인 외음부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따르는 것이 좋다.

질염질염

여성 청결제는 외음부에만 사용한다
건강한 질은 약 pH 4.5 정도의 산성을 띠며, 질에는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는 유산균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며 존재한다. 그런데 이 균형이 깨지는 것이 바로 질염이다. 일반 비누, 바디클렌저는 질 내부로 들어가면 세균은 물론 이로운 균도 함께 죽일 수 있다. 이는 질의 자정작용을 방해해 오히려 질염의 원인이 되곤 한다. 따라서 외음부를 씻을 때는 의약품 여성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이마저도 겉을 씻는 정도로만 사용하고 질 내부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리 전후에는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 쓴다
생리 시에는 질 내 환경이 알칼리성을 띠기 때문에 외부에서 균이 침입하기 좋은 환경이다. 생리혈 역시 세균에게는 풍부한 영양분이 된다. 따라서 생리 전후에는 세균의 침입도 더 쉽고 질의 면역력도 떨어져 질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생리대는 2~3시간에 한 번씩 교체해주고, 아침저녁으로 외음부를 씻어주는 등 좀 더 세심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면 소재의 속옷을 착용한다
외음부는 다른 부위보다 온도가 높고 습한 환경 탓에 세균이 번식하기 좋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질염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외음부가 습해지지 않도록 면 소재의 속옷을 입는 것이 도움 된다. 면은 통기성이 좋아 외음부에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꽉 끼는 바지나 레깅스, 통풍이 안 되는 소재의 하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생활습관을 따름에도 계속해서 질염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경우, 신체 구조상의 문제일 수 있다. 소음순이 비대하면 외음부 전체를 늘어난 피부가 덮어버려 환경이 습해진다. 그리고 피부가 늘어지면서 주름이 지기 마련인데 이 주름 사이에 이물질, 분비물이 끼면 위생 관리가 어려워 질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뚜렷한 이유 없이 질염이 재발해 괴롭다면, 혹시 이러한 문제는 아닌지 병원을 방문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관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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