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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와 팔 접히는 부분에 생긴 아토피, 왜 발생하는 걸까?

입력 2020.03.18 10:01
  • 임은교·청아한의원 한의사

팔과 다리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했을 때 소아 아토피와 성인 아토피는 증상과 경과에 차이가 있다. 만 2세 미만 어린아이의 팔다리 아토피는 바깥쪽 부위, 즉 펴지는 부위에 잘 생기지만 성인 아토피는 팔 접히는 부분과 무릎 뒤 오금 쪽에서 습진 증상이 시작하는 때가 많다.

팔다리 아토피 피부염팔다리 아토피 피부염

또한 소아 아토피는 아이의 면역계가 성숙함에 따라 점차 완화되기도 하지만 성인 아토피는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에서 시작해서 어느 날 갑자기 전신 아토피로 퍼지고 심해진다.

팔 접히는 부분과 무릎 뒤쪽은 피부가 연하고 혈관이 피부와 가까워 열이 잘 전달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아토피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쉬운 부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팔다리 안쪽에만 피부염이 있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신적으로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전신 아토피로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팔다리 아토피 초기 모습과 방치/악화 시 모습팔다리 아토피 초기 모습과 방치/악화 시 모습

팔다리 아토피 초기 모습과 방치/악화 시 모습 △ 이미지 출처= 청아한의원

그러나 많은 성인 아토피 환자들이 바쁜 생활 탓에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거나 자신의 아토피 유형과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지 않고 연고에만 의존하다 보니 결국에는 색소침착이 생기고 아토피 부위 또한 넓어지고 나서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팔다리 접히는 부위 아토피의 두 가지 유형

팔다리 접히는 부분에 발생하는 성인 아토피피부염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열감이 동반되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열감이 심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열감이 동반되면서 가려움증이 심하면 더위를 많이 타거나 이유 없이 열이 오르는 증상과 함께 가려움증이 시작되며, 피부가 빨개지는 정도 또한 심한 편이다. 이런 경우에는 몸에 열이 오르는 느낌과 팔다리 접히는 부위 피부의 열감만 해소되어도 아토피 습진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아무리 생활습관을 잘 교정하고 연고를 열심히 발라도 증상이 완치되지 않는 이유는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는 열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위를 많이 타고 피부가 뜨끈뜨끈해지는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서 해결하면 가려움증이 완화되어 피부 아토피 또한 점차 호전된다.

반면 열감이 딱히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려움증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 또한 심하게 빨개지지 않는 편이다. 이런 경우에는 더위도 많이 타지 않고 팔다리 오금 부위의 열감이 없는데도 피부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처럼 가려운 느낌을 호소하며 몸 전반적으로도 오히려 추위를 많이 타거나 손발이 항상 차가운 경우도 있다. 이런 유형은 아무리 피부의 열감을 해소해도 피부가 가렵고, 건조하며 짓무르는 증상에는 큰 호전이 없을 때가 많다.

피부 열감이 심하지 않은 아토피의 원인은?

역류성 식도염역류성 식도염

피부에 열감이 심하지 않은 성인 아토피 환자들은 비위가 약하거나 역류성 식도염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즉, 소화 기능이 약한 것이 아토피피부염 증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입에서부터 시작하여 대장까지 이어지는 과정 중에서도 특히 위나 식도 부위에서 소화 기능이 약할 때 성인 아토피 증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위와 식도에서의 소화 기능이 약한 경우 편식을 하거나 양치할 때 음식물이 잘 넘어오고, 신물이 잘 올라오거나 조금만 많이 먹어도 금방 체하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소화기에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점차 팔다리 접힌 부위부터 아토피가 나타나며 더 진행되면 얼굴의 뺨과 입술 주변으로도 아토피가 생긴다.

소화 기능이 약해서 아토피가 낫지 않고 있다면 아토피에 나쁜 식습관을 피하고 아토피에 좋은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토피에 나쁜 음식과 식습관을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은 아토피에 좋은 음식을 한두 가지 챙겨 먹는 것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아토피에 좋은 식습관으로 생활습관을 바꿨는데도 불구하고 피부 상태나 소화 상태가 전혀 호전되지 않는다면 이미 소화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증거다. 이때는 생활 관리뿐만 아니라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소화 기능이 개선되고 아토피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팔다리 접히는 부위에 성인 아토피가 생기면 짧은 옷을 입을 때 어둡고 진물이 나는 피부가 신경 쓰여 스트레스가 심하고 자신감도 떨어질 수 있다. 긴 옷을 입을 때도 옷이 닿을 때마다 가렵고 따갑지만, 아토피 피부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치료를 받지 않거나 연고에만 의존하면서 버티기 쉽다.

그러나 팔다리 접히는 부위는 아토피 초기증상이 잘 나타나는 부위일 뿐 신체적·심리적 스트레스가 커지면 언제든지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피부 아토피가 나타난 초기에 정확하게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고 치료받는 것이 아토피를 이른 시일 내에 치료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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