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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이형성증, 면역력과 자궁기능의 향상에 집중해야

입력 2020.05.08 09:30
  • 지은혜·은혜한의원 한의사

자궁경부이형성증이란 자궁경부암 전 단계로 자궁 경부의 편평 세포들이 잠재적인 암적 변화를 보이거나 비정상적인 성장을 하는 질환이다. 쉽게 말하면 질과 자궁 사이에는 좁고 긴 복도 같은 길목이 있는데, 이 입구의 세포나 조직이 짓무른 상태이다.

주된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여성의 10~20%가 감염되어 있을 만큼 흔한 편이다. 이 바이러스에 의해 자궁경부 조직 또는 이를 이루는 세포들이 비정상적인 세포조직으로 변형되는 것인데, 7~10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고 자궁경부이형성증의 15%만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된다.

자궁경부이형성증, 면역력과 자궁기능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자궁경부이형성증, 면역력과 자궁기능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침범범위에 따라 1~3단계로 나뉘고 그 범위가 커질수록 단계가 높아진다. 1단계는 변형된 세포의 절반 정도가 2년 이내에 스스로 퇴화하므로 정기 추적 검사를 통해 경과를 지켜보지만, 2단계와 3단계는 수술적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한방치료에서는 면역력과 자궁기능 향상을 위해 단계별 치료를 시행한다. 1단계에서는 자궁 면역력을 키워 바이러스로 인해 변형된 세포의 자연 퇴화를 유도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즉, 2단계로의 진행을 막는데 주안점을 두고 치료하는 것이다.

2단계에서는 3단계로 진행하지 않도록 이형 조직과 세포의 자가소실을 유도한다. 미혼이나 임신 계획이 있는 경우, 출산 이전의 경우에는 수술보다는 최대한 보존적 치료를 선택한다. 3단계에서는 대부분 원추절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수술 후의 자궁 회복을 돕고 아직 남아있는 바이러스를 없애고 면역력을 높여 재발을 방지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이 생식기에 발생한 질환이라고 해서 생식기 치료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생식기 조직과 몸 전체의 관계와 함께 하나의 순환체계인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능 회복에 중심을 맞춰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자궁경부이형성증 한의학적 치료는 개인의 체질과 신체 상태를 고려해서 진행된다. 하복부가 차거나 혈의 부족, 습열, 담음, 기체 등 스트레스로 인한 노폐물, 신체 허약 상태를 전반적으로 개선하여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고 자궁경부 세포 및 조직의 이상 변형을 막는 것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언제든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진 질환인 만큼 근본적이고 주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부끄러운 병이라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시야를 넓혀 근본적인 접근법으로 치료한다면 충분히 자궁 건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지은혜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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