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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꽃중년이 되려면 피부 관리보다 잇몸 관리부터

입력 2020.05.06 09:39
  • 여병영·가바치과교정과치과의원 전문의

이제 중년도 20대 못지않게 몸매를 관리하고 옷차림에 신경 쓰는 시대다. 하지만 정작 젊은 인상을 좌우하는 게 치아 관리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들어도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건 그만큼 젊고 건강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 흔히 말하는 ‘꽃중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운동을 하고 옷차림에 신경쓰며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표정이나 매너 있는 말투 등도 꽃중년의 필수요소. 덧붙여 치과의사로서 내가 생각하는 꽃중년의 필수 조건은 바로 건강한 치아다.

치아를 드러내고 웃는 사람 치아를 드러내고 웃는 사람

건강한 치아가 인상을 좌우한다
예로부터 치아는 오복 중에 으뜸이라고 했다. 실제로 치아가 가지런하고 건강하면 미소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요즘 중년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충치 관리를 한 세대라 충치로 고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잇몸이 나빠지는 경우는 아주 흔하게 본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3차년도(2015) 구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치주질환 유병률은 29.8%이며 연령별로는 20대가 5.1%, 30대가 15.5%, 40대가 30.1%, 50대가 47.0%, 60대가 47.6%, 70세 이상이 47.5%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에서 특히 치주질환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보이는데, 이는 잇몸이 주저앉거나 치아 사이가 크게 벌어지는 요인이다.

'치주질환'이란?
치주질환은 잇몸 주위 조직, 즉 잇몸과 잇몸뼈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치주질환의 원인은 주로 치아와 잇몸 사이에 있는 치태와 치석이다. 치태는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무색의 세균막으로 흔히 ‘플라크’라고 부른다. 플라크에 세균이 번식하고 침 속의 석회 성분과 반응해 굳어지면 칫솔질이나 치실로 제거가 어려운 '치석'이 되는 것이다. 입 속에 이러한 치태와 치석이 있으면 구강 내 세균이 부착해 독성 물질을 만들어내고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나 당뇨 같은 전신질환, 그리고 흡연 등이 치주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치주질환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 발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양치할 때 피가 나거나 잇몸 색깔이 짙은 선홍색을 띠거나 평소와 다르게 입냄새가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빨리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이런 초기 증상들을 무시하고 치과에 가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잇몸이 내려앉고 입냄새와 출혈이 심해지며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더 악화되면 멀쩡한 치아를 빼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평소 치아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치아치아

만성화되면 위험한 이유
치주질환이 만성화되어 진행된 이후에는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만성치주질환이 있는 남성은 발기부전 위험이 다른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는 당뇨병이나 심장병보다도 영향력이 더 크다는 의미다. 치주질환은 이외에도 당뇨병, 치매, 뇌졸중, 폐렴 등의 호흡기질환, 심혈관계 질환, 류머티스 관절염 등 여러 전신 질환에 영향을 미치거나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에 힘을 써야 한다.

잇몸 치료로 미리미리 예방한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주질환의 가장 좋은 치료도 예방이다. 예방법은 어렵지 않다. 하루 세 번 식후에 올바른 방법으로 양치질을 하고 6개월에 한 번은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를 받는 것이다. 요즘 인기 있는 운동인 필라테스는 몸통의 중심, 즉 코어 근육을 강화시켜 자세를 바르게 하고 대사량을 높여 멋진 몸매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중년 남성들에게도 권장할만하다. 스케일링을 비롯한 잇몸치료가 바로 필라테스처럼 치아 건강의 중심을 강화시켜주는 치료인 것. 이를 통해 치아를 지탱하고 있는 잇몸과 치조골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미생물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해 입냄새를 줄여주며 분홍빛의 건강한 잇몸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대화를 하고 미소를 지을 때 건강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꽃중년’ 모습의 기초인 셈이다. 스케일링을 비롯한 잇몸치료는 비용도 저렴하고 건강보험도 적용되기 때문에 자주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도록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여병영 (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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