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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가려움증, 치질이 아닌데도 발생하는 원인과 관리방법

임은교 |청아한의원
등록 2020-07-10 09:32

피부 가려움증은 통증이 있어 아픈 것은 아니지만 그 고통이 절대 작지 않다. 게다가 그 부위가 생식기나 항문과 같은 은밀한 부위라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들에게 말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기도 어렵고 가려움증이 주로 밤에 심해지기 때문에 홀로 괴로워하기가 쉽다.

항문에 가려움증이 생기면 일반인이 그 원인으로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위생 상태 불량 또는 항문질환이다. 대부분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여 치핵, 치질, 치루, 치열과 같은 항문질환이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자가 진단으로 약국에서 치질 연고를 사서 바르고 구충제를 복용하거나 청결제로 관리하다가 증상을 악화시키곤 한다.

항문가려움증

만약 항문질환이 있거나 위생 상태가 불량해서 항문소양증이 발생했다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청결을 유지하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을 수 있다. 그러나 항문 소양증은 흔히 생각하는 치질이나 기생충 외에 다른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항문에 가려움증이 단기간 내 저절로 호전되지 않고 계속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부끄럽더라도 병을 키우기보다는 의료기관에서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질이 아닌데도 항문 가려움증이 생기는 이유는?
치질이나 청결 문제 외에 항문 가려움증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장 건강이 좋지 않거나 피부질환이 있을 때, 오히려 과도하게 씻어서 피부가 약해졌을 때를 꼽을 수 있다.

① 장 건강이 좋지 않을 때
먼저 장 건강이 좋지 않으면 대변 형태나 배변 습관에 문제가 생겨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변비 또는 설사가 잦거나 변비가 아닌데도 배변 시간이 길거나 배변 후 잔변감이 남는다면 대변을 볼 때 항문에 힘을 많이 주고 닦을 때도 피부에 자극이 갈 정도로 닦게 된다. 이러한 습관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점차 항문 피부가 약해지고 가려움증이 생기기 쉬워진다.

치질이 있어 수술치료를 받은 이후에도 항문 가려움증이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면 장 건강이나 배변 습관을 더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대변이 잘 나와서, 또는 대변을 자주 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대변을 자주 무르게 보거나 과식하지 않아도 하루에 여러 차례 대변을 보면 항문 가려움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② 피부질환이 있을 때
습진이나 완선과 같은 피부질환이 심해져도 항문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가장 고생하는 경우가 여성은 외음부 습진인데 질정제나 질염에 처방받았던 연고로 자가관리 했을 때, 남성은 고환 습진에 백선증 연고를 발라서 증상이 악화하였을 때이다. 또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법에 적힌 기간 이상 사용하여 항문의 피부가 약해지고 위축되면서 잘 낫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피부질환은 항문과 사타구니로 통풍이 잘되지 않으면 호전이 더욱 더디고 항문에 영향을 준다. 질 분비물(냉)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대하증(帶下症)이 있는 여성이나 성관계를 하지 않았는데도 정액 및 쿠퍼액이 나오는 유정(遺精) 증상이 있는 남성, 빈뇨 또는 잔뇨감이 있는 경우 특히 생식기와 사타구니의 피부질환이 만성화되면서 항문까지 넓어지기 쉽다.

③ 과도하게 항문을 닦았을 때
자주 뒷물을 켜는 습관 또한 항문소양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배변이나 성관계 후, 또는 샤워 시에 세게 문질러서 닦거나 비데 수압을 강하게 사용한다든지 외음부와 항문을 씻을 때마다 세정력이 강한 비누를 사용하는 습관은 피부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스트레스나 결벽증적 습관, 성관계 시 마찰로 인한 열감으로 항문을 자주 또는 과도하게 닦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강박적으로 깨끗하게 씻는 행위가 피부를 오히려 건조하고 약해지게 만들어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건조해진 피부는 상처가 나기도 쉬우며 이는 다시 가려움증을 악화시키게 된다.

항문 가려움증에 도움이 되는 생활 관리법
항문가려움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이 되는 질환과 증상의 치료이다. 특히 장 기능 저하나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 과도한 청결 유지로 발생한 항문소양증은 신체 전반적인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체질적인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와 더불어 치료 속도를 높이고 증상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항문과 그 주변 피부에 무리가 갈 만한 생활 습관을 교정하여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샐러드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여 매일 아침 대변을 볼 수 있도록 한다.
-화장실에서 핸드폰이나 책을 보는 습관을 피하고 5분 이내로 용변을 본다.
-술과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을 피하여 대변이 물러지지 않게 한다.
-배변 후 청결을 잘 관리한다. 단, 휴지로 세게 닦거나 비데 수압을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다.
-샤워할 때 흐르는 물에 부드럽게 닦고 수건으로 물기를 충분히 닦는다.
-통풍과 땀 흡수가 잘 되는 면으로 된 속옷을 입는다.
-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하는 경우 통풍이 잘되는 방석을 사용한다.
-겨울에 핫팩이나 전기장판, 시트 열선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만성화된 항문소양증은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 부위가 부끄럽다고 증상을 방치하거나 자가관리로 증상을 악화시키는 일 없이 원인이 되는 질환과 신체 증상을 치료하고 항문 피부를 보호하는 관리법을 습관화하면 점차 가려움증이 줄어들고 항문 피부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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