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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고민 커지는 ‘질 이완증’, 진단 기준은?

입력 2020.08.10 17:58
  • 김관수·유로진여성의원 전문의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요실금, 질염, 성 기능 장애의 주된 원인이 되는 ‘질 이완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질 이완증은 자연적인 노화로 인해 생기기도 하지만 출산이나 중절 수술, 잦은 성관계, 선천적으로 골반 근육이 약한 경우 겪기 쉽다.

고민하는 중년여성고민하는 중년여성

질 폭은 사춘기 이후 성장이 완료됐을 때 평균 2~2.5cm가량이 되지만 중년이 되면 4~4.5cm까지 늘어난다. 질이 이완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출산 시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으로 근육이 늘어나거나, 노화로 인한 질의 탄력 저하,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질 점막의 두께가 얇아지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질 이완증은 요실금, 성감 저하 등을 유발하며 자칫 우울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넓어진 질을 좁히는 방법은 상태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 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질 이완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질압 측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질압은 질이 수축하는 힘을 의미하는데, 나이, 질의 구조, 성생활 습관에 따라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질압은 20mmH 이상이 되어야 요실금 예방이 가능하며 성생활에서도 불편함이 없다.

질압이 이보다 낮다면 치료가 필요한데, 이완 정도가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케겔 운동만으로 상태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완이 많이 진행된 환자들에게는 추가 시술이나 수술적 방법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질 이완으로 인해 생긴 요실금을 중점적으로 개선하고 싶다면 요역동학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는 하부요로의 저장 및 배출 기능을 관찰함으로써 요실금, 배뇨장애, 하부요로폐색 등 주된 원인을 찾아내는 검사다. 이때 요실금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되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질 이완증은 삶의 질과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일상의 불편함을 느낀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관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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