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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인공와우 이식, 어릴수록 효과 ↑

입력 2020.08.21 10:59
  • 박설·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와우 질환으로 인해 난청이 있는 환자들 가운데 보청기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는 고도 난청 환자들은 인공와우 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한 해에만 884례 이상의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중 삼 분의 일이 선천성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5세 이하의 소아다.

인공와우인공와우

이처럼 소아 수술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인공와우 이식 수술 이후 초기에는 언어습득 속도가 환자마다 다양하고, 수술 후에도 언어발달이 더딘 경우가 많아 난청이 있는 아이 부모들은 언제 이식해야 언어발달에 가장 효과적인지 의문이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은 만 1~13세 사이에 한쪽 귀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소아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장기 추적했다. 이를 통해 이식 후 언어습득 속도는 다양하지만 10년 이상 발달하여 장기적 관점에서의 재활훈련이 필요하며 이식술을 받은 나이에 따라 언어 인지기능이 크게 40% 이상 차이 나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현재까지 발표된 소아 인공와우 환자 언어발달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가장 오랜 기간을 분석한 연구다.

박 교수팀은 난이도가 각기 다른 세 가지 어음인지도 검사로 소아 환자가 단음절 단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변별하는지를 측정했다. 검사 결과, 가장 쉬운 검사에서는 대부분의 소아 환자가 수술 후 평균 첫 1년 동안 언어 인지능력이 비약적으로 발달했으며, 3년째에는 전화 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등 난이도를 가진 검사에서는 7세 이전에 수술한 소아 환자 대부분이 언어인지능력 90% 이상의 좋은 결과를 보였으나, 7세 이후에 수술한 경우 50~60%의 언어 인지능력을 보여 수술 시행 나이가 수술 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이 확인됐다.

어려운 단어를 이용한 고난도 검사 결과에서는 수술 후 초기 1년 동안은 어려운 단어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수술 후 4~5년 동안 점차 발달하여 수술 후 7~8년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수술 후 10년까지 발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이러한 고난도 검사에서 수술 시행 나이에 따른 결과의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난이도가 낮은 검사에서는 정상인과 차이가 없었으나, 고난도 검사 결과 만 1세에 수술한 아이는 10년 후 정상인의 88% 수준으로 언어 인지기능이 발달했다. 만 2세에 수술한 아이는 정상인의 82%, 3~6세에 수술하면 정상인의 73%, 만 7세 이후에 수술하면 정상인의 46% 정도로 발달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른 나이에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언어 인지능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로 인공와우 이식 후 언어발달이 최대 10년 정도까지 장기적으로 발달하는 것도 증명됐다. 이미 말을 배운 성인의 경우는 수술 직후 바로 말을 알아듣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초기에 급속히 호전되며 1~2년에 걸쳐 언어인지능력이 회복되지만, 말을 배우지 못한 소아의 경우 대부분 7~8년 동안 언어 인지능력이 천천히 발달한다. 언어 인지능력이 10년 이상 점진적으로 호전되므로 소아 인공와우 수술 후에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적극적인 언어 재활 노력이 필요하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어릴 때 수술을 하더라도 단지 1년 차이에 의해서도 수술 결과가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최근에는 만 1세 전에 수술을 시행하면 정상과 비슷한 언어 인지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는 보고도 많아, 신생아 난청 검사를 통해 난청이 의심될 경우 적극적인 진료와 검사를 통한 조기진단과 조기 치료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로 소아는 인공와우 이식 수술 후 최장 10년까지 장기적으로 언어 인지기능이 발달한다는 것도 증명돼,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앞둔 있는 아이는 수술 후 장기적으로 언어발달과정을 관찰하여 호전 정도를 확인해야 하며 본 연구의 결과는 호전 정도를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0년 7월 미국 이과학회 공식 학회지인 ‘이과학-신경이과학(Otology&Neurot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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