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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 바이러스 감염, 양성을 음성으로 바꾸는 치료방법

입력 2020.09.16 11:00
  • 이은·노들담한의원 전문의

HPV, 정체를 밝히자 HPV(인유두종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로 접촉을 통해서 피부와 점막으로 감염된다. 약 200여 가지 유전자형을 지녔으며 이 중 자궁 및 생식기 주변에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40여 종이다. 유전자형에 따라 피부 표면에서 사마귀, 콘딜로마(곤지름, 성기사마귀)와 같은 양성 병변을 일으키거나 자궁경부나 생식기에서 자궁경부암, 질암, 음경암과 같은 악성 병변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암 발생 가능성에 따라서 고위험군, 저위험군, 잠재적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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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 감염 질환

HPV 감염 후 발생하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콘딜로마와 자궁경부이형성증(CIN)이다. 좁쌀 같은 구진이 특징인 콘딜로마는 샤워 중에, 혹은 육안으로도 관찰할 수 있어서 발병 사실을 알아차리기 쉽지만, 이형성증은 특이 증세가 없는 게 대부분이다. 물론 분비물에서 냄새가 나거나 성교 후 출혈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이는 질염, 자궁경부염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자궁경부에 HPV가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20대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하여 조기에 병을 발견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왜 감염될까?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직‧간접적인 접촉에 의해 피부와 점막으로 침투한다. 이물질인 병원체가 들어온 것을 인식한 몸의 면역체계는 병원체에 대응하는데, 평소 면역력이 양호하다면 대식세포, NK세포 등 면역세포가 바이러스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며 증상을 방지한다. 면역이 제 역할을 한다면 HPV가 전염돼도 곤지름이나 이형성증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말이다. 반대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다면 바이러스 침투와 증식을 막아내기 힘들고, 이후 지속적인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 생식기 및 항문 주변을 비롯해 자궁, 후두 등 전염 부위에 따라 유두종(양성 종양) 증세가 발현되는 것은 수순이다. HPV 감염 질환을 치료하기에 앞서 바이러스가 감염된 배경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면역을 돌아봐야 한다.

감염 증상만 해결하면 끝일까?

HPV 감염 질환 ‘면역치료’ 과정에서는 증상이 자연스럽게 퇴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곤지름이나 사마귀 사례에서는 ‘면역반응’으로 각질조직이 오히려 커졌다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일 때가 많다. 안타까운 점은 눈에 보이는 증상만 없애는 데 집중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외과적 시술로 병변 조직한 뒤에도 바이러스는 그대로 체내에 남아있는 탓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잔존한 병원체가 주변으로 번져서 지속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곤지름 조직을 없앤 뒤 자궁경부에 이형성증이 나타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질환을 궁극적으로 해결하자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게 몸으로 침투한다. HPV 역시 마찬가지다. 성관계와 같은 밀접한 접촉을 줄이면 전염의 위험으로부터 어느 정도 멀어질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완벽한 차단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 결국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병원체를 접촉해도 이겨낼 기반을 형성하는 게 정답이다. 이미 우리 몸은 그렇게 묵묵히 전염의 순간을 의연하게 이겨내고 있다. HPV에 감염되고 증상이 나타났다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묵묵히 제 몫을 해 온 면역을 다시 북돋아 활성화해야 할 때임을 자각해야 한다.

HPV 의료기관에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본인 면역 특성에 적합한 항바이러스 약물을 처방받고 바이러스에 대응해나가야 한다.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불균형한 생활을 바로 잡는 일이다.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제 때 알맞게 먹고 소화하는 식생활이 기본이다. 지극히 기본적인 이야기라고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HPV 질환으로 면역치료 과정 중에 있는 환자들의 생활은 대부분 기본에서 벗어나 있다.

HPV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관건은 증상 발생 시 증상보다 원인 바이러스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면역치료를 통해 체내에 침투한 HPV를 없애고 전염된 세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특히 민감한 부위라면 더욱, 해당 부위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아픈 곳을 애써 건드리며 떼어내지 않아도 된다. HPV를 소멸하면 환부는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은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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