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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외음부 제모 결심했다면 알아야 할 사항은?

입력 2020.09.28 14:38
  • 김관수·유로진여성의원 전문의

‘자기관리’라는 말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진 요즘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을 가꾸는 일이 당연해졌다. 언제부턴가 제모 또한 사회적인 에티켓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주기적으로 찾는 사람이 꾸준하다. 팔, 다리와 겨드랑이는 물론 성생활을 활발히 하는 사람이라면 비키니 라인, 브라질리언 등의 외음부 제모를 찾기도 한다.

여성의 제모한 팔과 다리가 보이는 사진여성의 제모한 팔과 다리가 보이는 사진

외음부 제모를 할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한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왁싱이다. 왁싱은 녹인 왁스를 피부에 도포한 후 털의 뿌리부터 제거하는 방법이다. 털이 다시 자라는 동안 시간이 오래 걸려 장기간 제모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왁싱은 털을 뜯어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피부가 늘어나거나 검게 착색이 생길 위험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레이저 제모가 있다. 레이저 제모의 원리는 검은 멜라닌 색소를 선택적으로 파괴하여 모근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레이저 제모 시 색소 침착이나 염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여성의 외음부는 다른 부위처럼 평평한 것이 아니라 굴곡이 져있기 때문에 피부에 밀착해 레이저를 쏘기가 쉽지 않다. 거기다 다른 곳보다 피부가 어두워 에너지 조절을 잘못하면 과도하게 열 파장을 흡수하여 시술 받는 사람이 통증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외음부 특성에 맞는 레이저 기기 선택이 중요하다. 외음부, 사타구니, 항문에도 조사가 쉬운 기기를 사용해야 제모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열이 전달되는 시간을 줄여 통증도 낮출 수 있다.

두 번째로 따져봐야 할 점은 의료진의 노하우다. 사람마다 피부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모두 달라서 피부 상태나 통증에 맞춰 시술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또, 열의 강도를 잘못 조절하면 시술 후 물집, 색소침착, 염증 등의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무조건 빠르게 음모를 태우기보다는 환자의 피부 상태, 털의 굵기, 자란 모양 등을 고려해 열의 강도와 시술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제모를 결심했다면 빠르면 빠를수록 이롭다. 한 번의 시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달 간격을 두고 5회 이상 시술을 마쳐야 반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예상한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또한, 레이저는 검은 멜라닌 색소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음모가 흰색으로 변하면 제모가 좀 더 힘들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근을 아예 태우는 방식으로 제모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흰 음모가 나기 전에 제거하는 게 더 좋은 것은 사실이므로 고민하고 있다면 더 미루지 않길 바란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관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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