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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물사마귀 주의보! 아이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은?

입력 2020.10.23 13:53
  • 유병국·노들담한의원 한의사

일교차가 큰 계절입니다. 아침에 나올 땐 분명히 추운 것 같아서 재킷을 걸치고 나왔는데 낮이 되니 덥습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제 기능을 잃는 것이 바로 ‘면역’입니다. 인체는 항상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는데, 외부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 거기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습니다.

환경 변화에 따라 항상성이 즉각 속도를 맞추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신체 균형이 흔들리면서 외부에서 침투한 이물질, 즉 세균이나 병원체에 대응할 면역력도 약해지기 쉽습니다. 면역이 저하하는 것과 더불어 건조한 날씨 탓에 피부에 가려움증이 나타나는데, 이때 성인에 비해 피부의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감염성 질환인 물사마귀를 겪기도 합니다.

웃고 있는 아이웃고 있는 아이

물사마귀는 신체 여러 부위에 동그랗게 올라오는 구진 형태의 피부질환입니다. 속에 물이 차 있는 것처럼 생겨서 물사마귀라고 부릅니다. 발생 원인은 ‘MCV’라고 하는 바이러스의 감염입니다. 물사마귀 바이러스는 환절기 영향으로 약화한 피부 틈새로 침입하여 피부 조직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감염 시 수포처럼 동그랗게 구진이 올라오는 특성을 보이는데, 경우에 따라 가려움을 동반하기도 하며 갑자기 여러 곳으로 많이 번지는 사례도 많습니다.

물사마귀 바이러스는 주로 어린아이들에게 감염됩니다. 특이하게도 성인에게는 힘을 잘 쓰지 못합니다. 아이들의 생활 반경인 어린이집, 유치원, 태권도장, 놀이시설 및 수영장 등에서 감염 사례가 잦은 편입니다. 소아들에게 주로 감염되는 이유는 아이의 면역력이 성인에 비해 미숙한 탓입니다. 실제로 물사마귀 질환은 면역이 어느 정도 발달하고 난 뒤, 대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 양상을 보입니다.

아이 몸에 물사마귀 증상이 나타나면 흔히 찾는 곳이 소아과, 피부과입니다. 내원 시 물사마귀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사마귀에 좋다는 민간요법을 사용하거나 직접 집에서 터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병원이든 자가 치료든 병변을 제거해서 해결된다면 참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의외로 많습니다. 물사마귀 조직을 제거한 이후 오히려 주변으로 더 번지거나 염증 또는 흉터가 생겨서 염려하는 케이스도 보입니다.

물사마귀 발생의 원인이 바이러스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원인을 간과해서는 곤란합니다. 아이 몸에 병변을 일으킨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것이 치료의 중점이라는 말입니다. 사마귀 조직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체내에 있는 물사마귀 바이러스를 소멸해야 합니다. 바이러스를 소멸할 유일한 방법은 체내 면역이 강해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조직을 지속적으로 터뜨려도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면 증상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물리적인 제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증과 상처, 아이의 심리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방 면역 약물 치료를 통해 원인 바이러스를 거둬내고 아이의 몸을 지켜내는 것이 바람직한 치유의 길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유병국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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