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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로 돌아보는 유방암...유전되나요?

입력 2021.02.22 08:30
  • 차치환·한양대학교병원 전문의

2013년 할리우드 톱스타 안젤리나 졸리는 ‘예방적 양측 유방 전절제술’을 받았다. 뉴욕 타임즈는 <안젤리나 효과 (The Angelina Effect)>라는 표지 제목과 함께 그녀의 수술에 관한 이야기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유방암유방암

“10여 년 동안 암 투병 끝에 56세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같은 상황을 겪고 싶지 않았다. 가슴과 난소를 절제했지만 여전히 난 여성이며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내린 이 결정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내 아이들은 이제 ‘엄마가 유방암으로 죽었다’라고 말할 일이 없어졌다”

졸리는 할머니와 이모, 어머니가 유방암과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었고, 유전자 검사 결과 BRCA1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10%를 차지하며, 이 중 가장 활발히 연구된 유전자는 BRCA1과 BRCA2이다.

BRCA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상염색체 우성 (autosomal dominant)으로 유전되며,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BRCA 1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80세까지 유방암이 발생할 평균 누적 위험도는 약 72%이며 난소암은 44%에 달한다. BRCA2 유전자의 경우는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69%이며 난소암 발생 위험도는 17%라고 보고된 바 있다. 또한, BRCA 돌연변이와 연관된 유방암의 경우보다 공격적인 성격을 가지며, 삼중 음성 유방암의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NCCN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액에서 BRCA 돌연변이가 진단되었을 시에는 25세부터 정기적인 유방검진 (유방 촬영술 혹은 MRI 검사)을 시행하고 암 발생의 위험을 감소하기 위한 목적의 ‘예방적 양측 유방 전절제술’ 및 ‘난소 난관 절제술’에 대한 상담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난소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행성의 경우 예후가 불량하기에 출산을 마친 35-45세의 여성에서는 ‘난소 난관 절제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BRCA에 대한 유전성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는 다음의 환자에서 적극 시행되어야 한다.

1. 유방암이 진단되고, 환자의 가족 및 친척에서 1명 이상
   유방암, 난소암, 전이성 전립선암, 췌장암이 있는 경우
2. 만 40세 이전에 진단된 유방암
3. 만 60세 이전에 진단된 삼중음성 유방암
4. 양측성 유방암
5. 유방암과 함께 난소암 또는 췌장암이 발생한 경우
6. 남성 유방암
7. 상피성 난소암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90-100%까지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수술 후에는 되돌릴 수는 없다는 점과 정신적, 신체적 변화를 크게 겪을 수 있다. 수술 전에 전문가와 충분한 유전 상담을 통해 수술의 위험과 이득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차치환 교수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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