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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 점차 진화하는 '암 치료법'

입력 2021.04.09 11:28
  • 성진규·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대표적인 불치병은 암이었다. 너무 늦어버린 암 진단, 치료는 그저 가족들과 보낼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이었고, 암이 주는 고통은 끔찍했다. 암 발생 시 생존율 또한 낮았다. 그러나, 현재 인류는 한때 불치병이라고 불렀던 암을 서서히 정복하고 있다. 암 생물학, 정밀 의학, 급속한 의학 발달 등은 많은 암 환자들의 생명을 구했다.

암 또는 악성종양(Malignant Tumor)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인체의 기능을 망가뜨리는 병을 말한다. 비정상 세포(암세포)의 제어되지 않은 성장과 분열이 원인이므로 어떤 생체 조직에서도 발병할 수 있으며, 발암물질과 바이러스, 유전 등 수많은 원인이 있어 아직 그 발병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암세포는 혈액이나 림프액을 통해 신체의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를 전이(Metastasis)라고 한다.

현대에는 충분히 일찍 발견한다면, 거의 모든 종류의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 난소암은 진행 단계에서 진단되며, 4명 중 1명만이 5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게 된다면 5년 생존율은 94%까지 뛰어오른다.

암 정복의 미래는 조기 진단, 치료, 사후 관리,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암 세포암 세포

조기 진단

암 치료에서 조기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암 정복을 위해서 학계는 계속해서 새로운 조기 진단 검진법을 개발했고, 새로운 검진법들은 암 발병 전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액체 생체검사(liquid biopsy)라고 불리는 새로운 검진법은 암 진단을 위해서 조직 채집을 해야 했던 기존의 조직 생체검사와는 달리 혈액 표본을 채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암의 초기 징후를 발견한다. 모든 암은 암세포와 DNA 조각을 혈액으로 방출하므로, 혈액을 자세히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조기에 암을 진단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후생 유전학을 사용하는 것이다. 최신 연구 동향에 따르면 DNA 메틸화가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통해서 후성 유전학이 암과 관련되어 있다고 밝혀졌다.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International Cancer Genome Consortium, ICGC) 연구진은 여러 종류 암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다수의 후성 유전적 조절자들에게서 체세포 돌연변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후성 유전체를 분석하고 암을 의심하게 하는 요인을 초기에 조기 진단함으로써 미리 암 발병을 억제하거나,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함으로써 완치에 이를 수 있다. 이미 신생아의 발뒤꿈치에서 채취한 혈액을 이용한 후성 유전체 진단 검사를 많은 국가에서 하고 있다.

암을 조기진단 하고 치료하는 것은,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유전적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하고, 실제 암 발병 가능성을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유방암과 난소암의 종양 억제유전자인 BRCA1과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은 만성적인 염증이나 암을 유발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종양 억제유전자는 정상 세포에 한다. 종양 억제유전자는 무분별한 세포의 분열과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져 암의 발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기능을 상실하였을 경우 종양을 유발하는 유전자다. 이들 유전자의 기능이 소실될 경우에는 세포가 과잉 성장하여 암이 유발될 수 있다.

치료

새로운 암 조기진단법만큼, 이미 치료받고 있는 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들도 속속히 나오고 있다. 암 치료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진단적으로 되고 있다. 암세포의 초기 유전자 구성을 곧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더 나은 치료법과 개인의 증상에 따른 암 치료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밀 암 치료에 대한 기술적 진보는 암 정복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비소세포 폐암 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분자 진단(molecular testing )을 받지 않고 protein kinase inhibitor와 같은 표적 치료제를 받지 않은 환자들의 평균 생존 기간이 10개월에 불과한 반면, 분자 진단을 받고 protein kinase inhibitor를 받은 환자들은 거의 4년 정도의 평균 생존 기간을 가졌다. 분자 진단과 같은 암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은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안해 치료 비용마저도 줄일 수 있다.

분자 진단은 유전자 증폭 기술인 PCR을 이용해서 유전자를 직접 검사하는 진단법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환자의 타액, 혈액 등에서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DNA, RNA를 추출한 후 증폭하여 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이처럼 질병의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과 효율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분자 진단이다.

사후 관리

암 환자들에게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사후 관리이다. 사후 관리가 잘 안 되어서 암이 재발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예측을 하고 예방을 해야 한다. 액체 생체검사(liquid biopsy)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검사(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의 발달로 잔존질환 측정 기술이 향상되고 있다. 이는 치료 후 체내에 잔존하는 암세포를 발견하고 억제하는 추가 치료법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의료진은 암 환자의 면역상태를 정량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면역 기반 치료법을 개발 할 수 있다.

환자 맞춤형 의료는 더 나은 결과, 의료 비용 절감을 의미한다. 곧 다가올 미래에는 환자 개개인에 따라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것은 암 환자들의 입원율을 낮추고, 의료 비용을 낮추며, 생명을 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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