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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당불내증보다 증상 심한 '우유 알레르기', 어떻게 작용할까?

입력 2021.04.19 16:11
  • 유희성·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우유를 마시면 소화가 되지 않아 배가 아프다는 사람이 있다. 이를 유당불내증이라고 부르며, 주변에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 우유 알레르기는 급격하고 전신적인 신체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하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미국 건강 정보 사이트 WebMD는 우유 알레르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우유를 마시는 아이우유를 마시는 아이

◇ 우유 알레르기, 얼마나 심각할까?

보스턴 다나파버 암 연구소 수석 부사장 솔로몬은 “아나필락시스로 인해 숨을 쉴 수 없거나 구토하는 아이를 보기 전까지는 식품 알레르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2019년 미국 소아병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음식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로 입원한 아동의 비율이 2006년~2012년까지 1.2명~1.5명으로 25% 증가했다. 또한, 알레르기의 심각한 증상은 땅콩이나 견과류보다 우유와 더 자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는 5세 미만 어린이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식품 알레르기로, 전체 식품 알레르기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우유 알레르기가 10대와 성인기까지 지속되면 심각한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다.

텍사스 어린이병원 식품 알레르기 프로그램 책임자 데이비스는 “우유 알레르기는 음식 알레르기 중 가장 고통스럽다”라며 “많은 사람이 이를 심각한 과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은 음식에 이것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건강 정보 사이트 Medscape가 보고한 국가 자료에 따르면 우유는 영국에서 학령기 어린이에게 사망까지 이르게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식품 알레르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터너 박사는 “인식 부족이 우유 알레르기를 매우 위험하게 만든다”라며 “우리는 우유 알레르기가 견과류 알레르기와 같은 수준의 주의를 기울이도록 대중과 기업들에 정보를 알려야 하고, 누군가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고 말할 때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전했다.

◇ 우유 알레르기, 어떻게 작용할까?

음식 알레르기는 몸의 면역 반응을 일으키면서 우유 속 카세인과 유분과 같은 특정 단백질을 침입자로 취급한다. 면역글로불린E(IgE)라고 알려진 항체는 보통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히스타민 방출과 같은 염증을 유발하며, 단 몇 분 만에 발진, 부기,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우유의 잘 알려진 장점인 높은 단백질 함량은 어린이와 성인에게 심각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알레르기 전문가 터너는 “적당한 단백질 섭취에 많은 우유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우유 알레르기의 구조는 다른 음식 알레르기와 비교해도 복잡하다. 알레르기 검사나 혈액 검사로 검출할 수 있지만, 알레르기가 없는데도 양성 반응이 나오는 사람이 있다. 또한, 검사만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우유 알레르기를 가질 수 있고 우유를 마신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후에 나타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우유우유

◇ 유당불내증보다 심각하다?

우유 알레르기는 종종 우유와 관련된 소화 문제와 혼동된다. 전 세계의 약 70%의 사람들이 우유의 당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다. 유당불내증으로 알려진 이 질환은 복부 팽창, 경련, 설사를 일으킬 수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 파인버그 의과대학 식품 알레르기 및 천식 연구 센터 책임자 굽타는 “유당불내증이 너무 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유 알레르기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 우유 알레르기, 어떻게 예방할까?

미국의 식품 알레르기 예방에 대한 접근은 영국에서 수행된 LEAP(Learning Early About Fuinten Algarge) 연구에 의해 변화되었다. LEAP 조사관들은 무작위로 640명의 유아에게 5살이 될 때까지 정기적으로 땅콩을 섭취하거나 땅콩 제품을 피하도록 하게 했다. 그 결과, 어릴 때부터 땅콩에 정기적으로 노출된 아기들은 땅콩을 피한 아기들보다 땅콩 알레르기가 더 적게 발병했다.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는 이 지침을 개정했고, 생후 6개월 정도 된 아기에게 땅콩이 함유된 음식에 노출되도록 권고했다. 또한, 고위험 아기에는 빠르면 4개월부터 시작할 수 있게 했다.

하이닥 알레르기내과 상담의사 정윤석 원장은 “알레르기의 증상으로 두드러기가 발생하는 경우 빠른 치료와 함께 긁는 것과 같은 물리적 자극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긁는 행위 자체가 두드러기를 악화시키며, 피부 손상으로 발생하는 2차 감염 역시 가려움증과 염증을 더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정윤석 원장은 증상 발생 시 가급적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하는 것이 좋고,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의 원인을 확인해 사전에 노출되지 않도록 회피 요법을 권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정윤석 원장 (알레르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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