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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 입자 둥둥"...변기 뚜껑 열고 물 내리면 코로나 감염 위험 커져

입력 2021.04.21 16:48
  • 엄채화·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소변, 대변, 토사물 입자와 바이러스를 감싼 미세한 물방울이 주위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다. 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리면 그렇다.

변기 물을 내릴 때 수만 개의 입자가 공기 중으로 분출되고 몇 미터 높이까지 올라간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Physics of Fluids에 게재됐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 연구진은 0.3~3㎛의 미세 물방울이 변기 뚜껑을 연 채로 물을 내렸을 때, 뚜껑을 닫고 내렸을 때, 그리고 소변기에서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실험했다.

연구진은 100번 이상 변기 물을 내렸는데, 이때 미립자 계측기를 다양한 높이에 설치해 공기 중으로 분사된 물방울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물을 내린 후 20초 이상 지난 후에도 최대 1.5m 높이에서 물방울이 검출됐다. 물 내린 후, 0.3~0.5㎛ 크기의 입자 수는 69.5%가, 0.5~1㎛ 입자는 209%가 증가했다. 1~3㎛ 입자는 50% 증가했다. 변기 뚜껑을 내리고 물을 내렸을 때는 이 수치가 소폭 감소했다.

연구진은 에어로졸이 질병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를 이끈 Siddhartha Verma 박사는 "변기와 소변기 모두 3㎛ 이하의 작은 물방울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만약 감염성 미생물이 있으면, 이를 흡입해 전염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공기 중에 떠 있는 아주 작은 고체 또는 액체 입자를 '에어로졸(aerosol)'이라고 하는데, 에어로졸은 너무 가벼워서 표면에 정착하기 전에 장시간 공기 중에 떠다닌다.

여기에 화장실을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바람 흐름은 에어로졸이 계속 공기 중에 떠 있게 돕는다. 아주 작은 에어로졸 못지않게 좀 더 큰 에어로졸도 위험하다. 상대적으로 큰 에어로졸이 땅에 더 빨리 떨어지기는 하지만, 표면에 정착한 후에도 몇 시간 동안 병원균을 보호할 수 있기에 여기에 접촉하면 감염될 위험이 있다.

Stella Batalama 박사는 "에어로졸은 코로나19를 포함한 다양한 전염병 전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밀폐되고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공간에서의 감염 위험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소변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이승화 과장은 "대소변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변과 소변에서 모두 검출됐기에 안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승화 과장은 또 "공중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용변 본 후, 손을 꼭 씻어야 한다.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이 두 가지를 꼭 기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 =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승화 과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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