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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팩트체크 #65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를 만든다?

입력 2021.05.02 06:00
  • 조수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코로나19 팩트 체크 - 백신"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를 만든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핵산을 가진 바이러스다. RNA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DNA 바이러스가 일으킬 가능성의 십만 배 이상이다. 그만큼 RNA 바이러스는 백신을 개발해도 빠르게 돌연변이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하면,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변이 바이러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를 만들고,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어렵게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는 우선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으며, 사망률을 높인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있다. 백신 접종이 늦어지고 지연될수록 변이 바이러스가 출몰하고 확산될 것이다.

현재 영국, 남아프리카, 브라질,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여 빠르게 확산 중이며, 인도에서는 최근 이중 변이 바이러스와 함께 삼중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되었다. 이중 변이 바이러스는 변이 바이러스 두 종류를 함께 보유한 바이러스를 말하며, 삼중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세 종류를 함께 보유하는 형태를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면역 회피 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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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외신기사 축약 내용

▶ 백신은 병원균을 진화시킨다? (Quanta Magazine, 2018.05.10)

항생제가 박테리아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것처럼, 백신은 바이러스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새로운 위협의 진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앤드류 리드는 자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과학자가 되었지만, 그곳이 상업용 닭 농장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그는 펜실베니아 시골에서 30,000마리의 닭으로 가득한 헛간의 먼지를 주기적으로 모아 실험실에서 연구를 한다.

리드와 그의 동료들은 마렉병을 유발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백신에 대응하여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고, 마비 증상을 일으키며, 궁극적으로 연간 2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드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다. 마렉병은 100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닭을 병들게 했다. 새들은 서로의 깃털에 흩뿌려진 바이러스 입자가 가득한 먼지를 흡입하여 감염된다. 최고의 백신은 1970년에 도입되었는데, 초기에는 예방이 잘 되었지만 10년이 지나자 백신이 말을 안 듣기 시작했다. 예방 접종된 닭 무리에서 재감염되기 시작하여 개발된 두 번째 백신은 1983년에 승인되었지만, 이 또한 점차 효능이 떨어졌다. 세 번째로 개발된 백신은 아직까지는 효과가 있지만 리드와 다른 연구원들은 언젠가 또 효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4차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수십 년 동안 더욱 치명적으로 진화한 바이러스는 이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리드와 다른 연구원들은 마렉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백신을 회피하기 위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백신이 이러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유도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다른 이유로 진화가 일어났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리드는 백신이 역할을 했다고 확신한다. PLoS Biology에 게재된 2015년 논문에 리드와 그의 동료들은 그들의 연구에 대해 보고했다. 100마리의 닭은 예방 접종을 하고 나머지 100마리에게는 접종을 하지 않았다. 그 후, 모든 닭들을 마렉병에 감염되도록 하였다. 연구진은 접종하지 않은 닭은 독성이 약한 균주를 퍼뜨리는 반면, 백신을 접종한 닭은 가장 독성이 강한 균주를 퍼뜨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백신이 더 위험한 바이러스의 증식을 촉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진화하는 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얻은 면역 체계를 뚫고 재감염 시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은 들어보았지만, 백신에 대한 내성을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약물에 대한 내성은 미국과 유럽에서 매년 약 25,000명을 사망하게 하고, 인도에서는 그의 두 배 이상의 사람들을 사망하게 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백신에 내성이 있는 미생물들은 큰 위협이 되지 않아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가 많지는 않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바이러스는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생존한다. 공룡이 멸종한 틈을 타 포유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처럼, 일부 미생물들 또한 백신으로 제거된 경쟁자를 대신하기 위해 빠르게 번식한다.

예방 접종은 한때 드물었거나 존재하지 않았던 병원체의 유전적 변이를 더욱 널리 퍼지게 한다. 아마도 이것은 백신이 만든 항체가 변이된 바이러스를 인식하거나 공격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말라리아, HIV 등의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은 병원균을 더 치명적이게 만들 수 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이러한 진화에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백신은 병원체에 가해지는 새로운 압력이며, 백신이 그 표적을 완전히 박멸하지 않으면 나머지 병원균 중 가장 적합한 다음 균이 더 흔해질 것이다. 루이빌 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폴 이왈드는 “백신에 대응해 진화하는 병원균이 없다면, 우리는 자연선택을 정말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선택은 동종의 생물 개체 사이에 일어나는 생존 경쟁에서 환경에 적응한 종이 생존하여 자손을 남기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러나 이 발견을 백신이 위험하거나 무조건 실패할 것이라는 증거로 착각하면 안 된다. 자연선택에 대한 지식을 사용하여 원하지 않는 결과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진화는 불가피할 수 있지만 이러한 진화 자체가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될 수 있다.

백신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간단하다. 백신은 몸에 병원균을 일부러 노출시켜 면역 체계를 자극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백신들은 다양한 이유로 평생 면역력을 제공하지 않는다. 신종 독감 백신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매년 개발되고 있다. 백신으로 인한 면역력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추가 접종을 맞아야 할 수 있다. 하지만 백신으로 인한 진화로 인해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관련 논문 축약 내용

▶ 불완전한 예방 접종은 독성이 강한 병원균의 전파를 향상시킨다 (PLoS Biology, 2015.07.27)

일부 백신이 더 치명적인 병원균의 진화를 주도할 수 있을까? 기존의 지식은 숙주의 죽음이 전염을 크게 줄이면 자연선택으로 인해 매우 치명적인 병원균이 제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숙주는 살려두되 전염은 허용하는 백신은 매우 독성이 강한 균주가 집단으로 순환하도록 할 수 있다. 전염을 막지 못하는 백신은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출현을 촉진하는 환경 조건을 조성한다.

일부 유형의 백신은 더 치명적인 병원균의 진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너무 치명적인 병원균은 숙주를 죽이고 따라서 스스로를 죽인다는 개념에서 비롯된다. 숙주가 살아남도록 하지만 병원체의 확산은 막지 못하는 백신은 더 치명적인 병원체의 진화가 일어나도록 한다. 이러한 유형의 백신을 종종 누출 백신이라고 한다. 인간에게 사용되는 거의 모든 백신의 경우, 백신이 전염을 방지하면 진화 또한 같이 차단된다. 그러나 백신이 ‘누출’되면, 일부 병원균이 전파되고, 이는 치명적인 균주가 출현하고 확산될 수 있는 생태학적 조건을 만들어 주게 된다. 따라서 누출 백신의 사용은 병원균 균주의 진화를 촉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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