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는다. 직장 동료, 친구, 연인, 심지어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상처를 받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사람을 사랑하기 힘든 가운데, 사람들을 사랑해야만 하는 병에 걸린 요정들이 있다. 윌리엄스 증후군(Williams syndrome:WS or WMS or Williams-Beuren syndrome:WBS)라고 불리는 이 희귀 유전병은 인종, 성별, 지역과는 관계없이 약 2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보기 힘든 질환이다.
1961년 뉴질랜드 JCP William 박사가 처음 보고한 이 유전 질환은 7번 염색체에서 26개의 유전자가 손실되어 생긴다. 윌리엄스 증후군은 가벼운 학습 장애, 발달 장애와 혈액과 소변에 높은 칼슘 함량을 동반한다. 하지만 윌리엄스 증후군을 유명하게 만든 특징은 따로 있다. 고대 신화와 동화 속에 나오는 요정처럼 푸른색, 초록색 눈을 가지고 있는데 가끔 홍채에 주름 모양이나 별 모양의 특이한 반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Elfin appearance라고 불리는 외형적 특성을 보여주는데 작은 두상, 작고 위로 올라가는 코, 넓은 이마 큰 입 등을 가지고 있다.
초록눈의 요정들특히 윌리엄스 증후군 환자들은 뛰어난 사교성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요정들은 사회적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나이든 사람이든 그 누구와 친하게 지낼 수 있다. 또한,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정서적, 감정적 전염력이 강해서 타인의 감정에 쉽게 이입된다. 기억력이 우수하여 사람 얼굴도 잘 기억하곤 한다. 엄청 친화적인 만큼 말도 많고 대화를 좋아하는데, 그만큼 경계심이 없어서 어린 시절에 아무나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사회화를 가르쳐야 한다.
윌리엄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나이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정중하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나이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더 친밀하게 지내려는 성향을 보여준다.
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요정들은 심각한 학습 장애를 가지고 있다. 추론, 자조 능력이 부족하다. 또한, 학교생활에서도 충동적이고 산만한 행동으로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보인다.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대근육 운동, 소근육 운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윌리엄스 증후군을 겪는 아이들은 공통으로 집중력이 부족한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나아진다.
수학적인 능력이 부족한 대신, 뛰어난 기억력을 이용한 음악적, 언어적 재능이 뛰어나다. 하나도 제대로 배우기 어려운 외국어를 많게는 26개 국어까지 구사할 수 있다. 또한, 청각이 무척이나 예민해서 한 번 들었던 음악을 거의 완벽하게 외울 수 있고, 리듬감이 좋아서 악기도 잘 연주한다.
성장 발육이 늦거나 미숙아로 태어나는 경우가 많아 발달에 문제가 있어, 키가 작은 윌리엄스 증후군 환자는 심혈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대동맥이나 폐동맥을 포함한 혈관이 좁아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혈중 칼슘 농도가 높아서 고칼슘 혈증이나 말초 폐동맥협착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고혈압 역시 윌리엄스 증후군 환자에게 큰 문제인데, 평생 정기적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 또한, 관절 문제, 쉰 목소리 등 발달 장애 문제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
최근에는 의학 발달로 윌리엄스 증후군을 태어나기 전에 진단이 가능하다. 유전자 결손에 의한 질병이기 때문에 유전하지는 않는 병이다. 하지만 아직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생 동안 일상생활 관리 등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과 지식이 필요한 질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