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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대물림"...'아동 학대', 세대 간 전염 된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등록 2021-05-04 16:19

연일 뉴스에서는 끔찍한 아동 학대 사례들이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갓 태어난 신생아부터 청소년까지 피해자들의 연령은 다양하다.

우리나라 아동 학대 의심 신고 건수는 2020년 기준으로 38,100여 건으로 2009년 이후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아동 학대 발견율(아동 1천 명당 아동 학대 건수)은 2019년 기준 3.81%로 미국(9.2%)과 같은 선진국과 비교해서 현저히 낮다.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아동 학대가 많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어린아이들을 예의 있게 가르치고 키우는 것이 화두였다면, 지금은 곧 부모가 될 사람들에게 부모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왜 부모들은 자녀를 학대할까?

South Australian Health and Medical Research Institute의 Jason Armfield는 4월 30일 The Lancet Public Health지에 아동 학대 및 방치의 영향 (iCAN) 연구에서 얻은 38,556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3년간 아동 학대의 세대 간 전염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에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의 엄마와 아이들은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했고, 다른 그룹은 학대나 방치를 전혀 경험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정확한 아동 학대의 정의를 바탕으로 아동 학대의 세대 간 전염 위험을 분석한 최초의 코호트 연구(Cohort study)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이전 연구에서 알려진 것보다 세대 간 아동 학대 전염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동 학대

이번 연구에 논평을 단 University College London의 Ruth Gilbert and Rebecca Lacey는 "여러 수준 높은 연구로부터 어릴 때 학대를 당한 부모는 높은 확률로 아동 학대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라고 "부모에서 자녀까지 학대를 대물림 하는 현상에 아빠의 역할 또한 추가로 연구를 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Jason Armfield와 그 연구진이 이번에 새로 발표한 연구에서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한 엄마가 아동을 학대할 위험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또한, 1986-2017년까지 수집한 자료에서는 많은 수의 아동 학대가 세대 간 대물림이라는 사실 또한 찾아내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약 83%의 아동 학대가 어린 시절 학대를 받아 호주 아동 보호 서비스(Child Protection Service:CPS)를 받은 엄마들로 인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수치는 CPS 접촉 이력이 없는 엄마와 지내는 아이들의 실질적인 학대 비율이 5%인 것과 대조적이다.

전반적으로, 어린 시절 학대 당한 엄마와 함께 지내는 아동의 30%가 12세까지 모성 학대나 방치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이자 The 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교수인 Leonie Segal은 5월 1일 보도 자료를 통해서, “여러 건강 및 사회적 영역에서 아동 학대나 방임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사회자 약자가 되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 결과는 더욱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또, Leonie Segal는 “학대 당한 아이는 충동 조절이 잘 안 되고, 수치심이 강해지고, 위협에 대한 지나친 경각심을 가진 성인이 된다. 그리고, 대부분 약물 중독이나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극심한 정서적 고통을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Leonie Segal는 “아동 학대를 당한 아이가 성인이 되고 부모가 되면 비교적 연민이나 신뢰에 대한 능력이 떨어진다”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되면, 자신의 아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지 못하게 되고, 제대로 된 양육을 제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동 학대나 방치로 인한 성인이 되도 사라지지 않는 영향, 변화된 두뇌 발달, 꼬여버린 관계 패턴 등을 통해 아동 학대가 대물림 되고 있다는 생물학적 인과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최소한의 예방 장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어린 시절 학대와 방치를 당한 엄마와 자녀가 같은 운명을 겪을 가능성이 명백해진 지금,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아동 학대 피해자와 생존자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Gilbert 와Lacey는 연구 논평을 통해서, 아동 학대 만연과 대물림은 어린 시절 학대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모에게 사회적, 경제적 지원을 통해 제대로 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사회와 주변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아이들과 부모들은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필수적이지만, 아동 학대의 세대 간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역 사회가 그들이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Leonie Segal은 연구를 결론 지었다. 우리는 아이들의 삶을 보호하고 미래 세대가 올바르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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