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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물 권장량 무조건 8잔? 꼭 그렇지도 않다

입력 2021.05.08 07:00
  • 조수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날이 따뜻해지며 우리는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하루에 8잔 혹은 약 2L를 마시려고 노력한다. 겁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건강한 사람이 너무 물을 많이 마셔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우리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해 CNN 뉴스가 자세히 설명했다.

물

물과 나트륨의 균형은 생명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물은 너무 많이 마시거나 너무 적게 마셔서 사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몸이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우리의 건강에 좋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개인의 체수 요구량은 물이 개인의 몸에서 얼마나 빠져 나갔는지에 기초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물의 양은 주로 세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몸무게, ▲환경 온도, 그리고 ▲신체 활동량이다. 따라서 하루에 물을 8잔 마시라고 일반화하여 권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1945년 미국 식품영향위원회와 2017년 유럽 식품안전청에서 제시한 권고안을 보면 하루 권장량이라고 알려진 2L는 음료와 음식에 함유된 수분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이것은 음식에 함유된 수분, 수프, 주스, 우유, 커피 그리고 심지어 맥주까지 일일 권장량에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권고안을 잘못 해석하여 ‘무조건 하루에 물 8잔, 2L’와 같은 권장량이 생겼을 것이라 생각된다.

포유류는 항상성(homeostasis)를 통해 몸의 수분 균형을 유지한다. 항상성은 외부환경과 생물 체내의 변화에 대응하여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현상을 의미한다. 몸의 수분 균형을 위해서 우리의 신장은 아르기닌 바소프레신(arginine vasopressin)이라고 불리는 주요 항이뇨 호르몬에 반응한다. 수분 균형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는 뇌 센서에서 보낸 신호에 반응하여 우리의 신장은 40초 이내에 조정을 한다. 이것이 우리가 몸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마실 때, 몸이 즉시 여분의 물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이유이다. 뇌, 뇌신경, 신장 사이의 이러한 빠른 조정 작용은 앱으로 물 마실 시간 알림을 받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정확하다.

자료에 따르면 하루에 약 2L의 물을 마시면 신장결석과 방광염 위험이 감소한다. 또한 물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물이 고칼로리 음료를 대체하거나 식전에 배를 채우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살을 빼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물을 마시는 것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물 섭취는 불안증을 가진 여성들의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불쾌감을 부르며 목이 마를 때 마시는 것보다 근육의 힘을 더 필요로 한다. 우리의 뇌는 다뇨증을 유발해 과도한 수분 섭취를 억제하게 할 수 있다.

하루에 무조건 8잔의 물을 마실 필요가 있을까? 목이 마르지 않는 한, 여분의 물을 마시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가 되지도 않겠지만 과도한 수분 공급은 소변 배출로밖에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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