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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치료, 크기∙위치 고려해서 결정해야

입력 2021.05.11 09:37
  • 최동석·최상산부인과의원 전문의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 3명 중 한 명 이상이 있을 정도로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자궁질환이다. 건강보험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최근 4년간 자궁근종 진단 인구수가 약 40%가량 증가했다. 특히 전체 발병 여성 10명 중 6명꼴로 30~40대에서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 층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근육 덩어리로 보통 생리통과 생리 과다, 부정 출혈 등의 생리 관련 증상이나 복부팽만, 빈뇨, 요통과 같이 주위 장기를 눌러 발생하는 압박 증상이 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궁근종이 자궁내막에 영향을 주는 경우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자궁자궁
◇ 자궁근종, 어디에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해야

자궁근종은 99% 이상 양성 종양이므로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은 경우 추적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종의 발생 부위, 성장 속도, 임신 계획 여부에 따라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은 경우에도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발생 부위에 따라 3종류로 분류한다. 근육 층 안에 존재하는 근층 내 근종, 자궁내막에 접해 있거나 침범하는 점막하근종, 자궁 표면에 있는 장막하근종이 그것이다. 자궁근종이 크기와 함께 위치가 중요한 것은 발생하는 곳에 따라 증상이나 난임이 발생할 확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에 가까운 근종일수록 증상이나 난임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데, 즉 점막하근종, 근층 내 근종, 장막하근종의 순서로 그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 생리의 변화, 복부 불편함 느껴진다면 자궁근종 의심해야

여성들이 자궁근종을 스스로 느끼고 산부인과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건강검진이나 산부인과 정기검진에서 발견하거나 극심한 생리통, 복부팽만, 생리량의 급격한 변화, 변비 등 불편함 등의 증상을 통해 진단을 받기도 한다. 특히 임신 과정에서 초음파 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경우도 있어, 미리 검진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치료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임신을 빼놓을 수 없다. 자궁근종이 자라서 크기가 커지면 주변 장기를 눌러 하복부를 압박한다. 그리고 자궁근종은 자궁의 통증과 수축을 유발하여 조산이나 유산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임신 중에는 자궁근종의 크기가 커질 경우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분만 시 산도에 영향을 주어 출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고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여성호르몬의 한가지인 에스트로겐의 증가를 꼽는다. 에스트로겐이 증가하거나 우세한 상태가 되면 자궁근종의 발생과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임신이 바로 그러한 상태가 되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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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궁 보존 여부, 치료 방법 따라 선택해야

자궁근종은 저절로 없어지거나 약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물리적으로 떼어내어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나 근종을 괴사 시켜서 치료하는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적 치료로는 근종만 떼어내는 자궁근종 절제술이 있고, 보통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로봇 복강경 수술 포함)을 시행한다. 더 이상 임신의 계획이 없는 경우 자궁적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의 장점은 자궁근종을 물리적으로 제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신마취, 피부 절개 흉터, 다량의 출혈, 오랜 회복 기간 등의 단점이 있어 수술적 치료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한, 여러 기저질환으로 수술적 치료가 불가한 사람에게는 힘든 치료법이다.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하이푸(HIFU)가 있다. 하이푸는 초음파 열에너지를 자궁근종에 조사해 병변을 괴사시키는 방식으로 전신마취나, 피부절개 단계가 없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자궁내막이나 접합 층과 같이 임신에 중요한 자궁의 부위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에 보다 유리할 수 있다.

단, 시술 전에 MRI를 통해 정확한 근종의 위치와 수분량, 혈류 등의 특성을 파악하여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자궁과 가임력의 보존을 위해 하이푸 시술에 대한 산부인과 전문의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궁근종은 양성 종양이기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은 아니다. 자궁근종이 발생했다고 해서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해서도 안 되는 질환이다. 자궁근종의 크기, 발병 위치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에 전문의와의 상세한 상담을 통해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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