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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은백색 각질 퍼지는 '건선', 제대로 파악해 악화 막자

입력 2021.07.06 14:42
  • 김우진·진피부과의원 전문의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즉, 재발이 잦아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아진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관리해줘야 호전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잘 낫지 않는 난치성 질환이라고 생각하시어 치료를 방치하다가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분들도 있는 데요. 건선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시고 꾸준히 관리와 치료를 하시는 것이 악화를 예방하고 장기간 재발을 억제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건선을 단순건조증이나 전염성피부병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건선은 체내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피부에 붉은 발진(반점)이 생기면서 다양한 크기의 은백색 각질로 발진 부위를 뒤덮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입니다. 다른 피부질환과는 다르게 피부에 경계가 뚜렷하며 크고 작은 붉은색의 홍반성 구진 및 판이 형성됩니다. 또한 은백색의 두꺼운 각질은 좁쌀같이 발진 주위로 뭉치거나 커지면서 퍼지게 됩니다. 많이 퍼지는 경우에는 전신의 거의 모든 피부가 발진으로 덮이기도 하며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부 넓은 부위로 번지기 전에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시에 병변 부위가 넓어지며 중증 건선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자주 발생하는 부위는 팔꿈치, 무릎이며 그다음으로 엉덩이, 두피 등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토피와 증상을 헷갈리시기도 합니다. 먼저 아토피는 팔다리, 손목 발목의 굽혀지는 부위에 주로 발생합니다. 또한 아토피는 가려움증이 심하고 진물이 나는 주요 증상들이 있지만, 건선은 상대적으로 가려움증이 적거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생 연령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아토피는 어린이에게 많이 발병하고 어릴 때 시작하며, 건선은 20대 전후의 나이에 많이 발병하고 성인에게 주로 나타납니다. 전 세계의 약 10~15%의 유병률을 보이는 아토피에 비해 건선은 약 1~3%의 유병률을 보여 상대적으로 잘 모르는 경향이 있으므로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건선 환자의 비중이 확연히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건선의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아직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건선은 피부에 있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동성이 증가되어 그 결과 분비된 면역 물질이 피부의 각질세포를 자극하여 각질세포의 과다한 증식과 염증을 일으켜서 발병하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및 생활습관 변화 또한 건선 환자 증가의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건선은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특징적인 피부 증세의 모양, 증상이 생긴 부위, 병의 경과와 병력 등을 바탕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전형적인 피부 병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필요에 따라 조직 검사를 시행하여 확진하기도 합니다. 조직검사는 건선의 확진뿐만 아니라 병의 진행 정도도 짐작하게 하며 건선과 비슷하게 보이는 다른 피부병과 감별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약 처방 입니다. 국소치료를 위해서는 부신피질호르몬제, 비타민D 유도체 등의 약을 바르고, 전신치료를 위해서는 약을 먹기도 합니다. 약을 먹기 힘든 간질환, 임산부, 어린이에게는 비교적 안전한 광선 치료인 단파장 자외선 B광요법(전신 자외선)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건선 치료에 특화된 레이저 기기를 이용하여 치료하는 추세입니다. 치료 기간과 치료횟수를 단축시키고 신체 어느 부위든 국소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상 세포에는 자극을 주지 않고 타깃 병변 부위만 정확하게 치료 가능해서 부작용도 적은 편입니다.


건선은 평소 생활습관이나 몸의 상태에 따라 악화와 호전이 반복됩니다. 따라서 생활 속에서 관리하는 방법도 중요한데, 생활 속 관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과로, 술 담배 피하기
- 가렵다고 긁거나 각질을 제거하기 위해 때를 자주 미는 등 피부를 자극하거나 손상 받지 않게 하기
- 피부의 수분을 빼앗을 수 있는 과도한 장시간 목욕 피하기
-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수시로 보습제 바르기
- 피부 습도 유지를 위해 적당하고 꾸준하게 운동하기
- 건선을 일으킬 수 있는 편도선염, 인후염 등과 같은 염증 조심하기

보통, 건선은 건조한 늦가을과 겨울에 발병되고 악화되기 쉽습니다. 대기가 건조해지고 일조량이 감소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환자분들에게 건선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쳐 생활 속에서 잘 관리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으신다면 건선의 악화를 막고 재발도 늦출 수 있을 것 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우진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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