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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아닌데...” 부정출혈이 ‘자궁근종’ 증상인 이유

입력 2021.07.09 13:51
  • 최동석·최상산부인과의원 전문의

생리 기간이 아닌데 출혈이 일어난다면 피로나 스트레스에 의해 호르몬의 불균형이 생겨 발생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에 못지않게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발생해 질 출혈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이를 감별하기 위해 부정출혈이 일어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원인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부정출혈은 살짝 피가 비치거나 분홍색 분비물처럼 나오는 경우부터 생리처럼 양이 많은 경우도 있다. 출혈의 양이나 양상으로 원인이나 위중도를 판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소량이라고 해서 가볍게 여기는 것은 금물이다.

부정출혈은 크게 기질성 출혈과 기능성 출혈 그리고 기타 출혈로 나뉜다. 기능성 출혈의 경우 스트레스, 불규칙적인 생활습관, 다이어트 등이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을 일으켜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탈락돼 출혈이 일어난다. 기질성 출혈은 자궁과 관련된 염증, 자궁근종 및 자궁내막증, 자궁경부염증, 자궁 폴립 등이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자궁근종의 경우 혹 크기가 커지거나 자궁내막 조직에 비정상적으로 침투해 출혈을 일으킨다. 또한, 부정출혈이 잦다면 생리양도 증가하고 생리통 역시 극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자궁근종자궁근종
◇ 자궁혹이 일으키는 출혈, 간과하지 말아야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증식하는 양성 종양으로 여성에게 자주 발병하는 자궁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부정출혈, 생리양 증가와 함께 극심한 생리통, 하복부 통증, 요통, 빈뇨 등을 꼽는다. 특히 여성호르몬 영향으로 자궁근종 크기가 커질 수 있고, 자궁근종 크기가 커지게 되면 난임이나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해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자궁근종과 마찬가지로 자궁선근증 역시 부정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주위의 자궁근층 성장을 촉진해 자궁 크기가 커지는 질환이다. 마치 임신과도 비슷하게 보이게 하는데, 자궁 크기가 임신 12주 정도까지 커지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의 자궁질환이 부정출혈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대다수 여성들은 생리 전후 증상 혹은 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만 꼽아 무심히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부정출혈이 자주 일어나거나 출혈 증상이 지속된다면 치료가 필요한 자궁혹이 아닌지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부정출혈의 원인으로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을 진단받았다면, 전문의와 함께 치료법을 소개받고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법으로는 크게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으로 나뉜다.


자궁자궁
◇ 자궁보존 여부 따라 수술, 비수술 방법 택해

수술적 방법은 자궁근종 절제술과 자궁적출술이 있다. 자궁근종 절제술은 자궁을 갈라 혹만 제거하고 봉합하여 마무리하는 수술이고, 자궁적출술은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각각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로봇복강경 수술 포함)으로 시행할 수 있는데, 모두 복부 절개를 통해 자궁 혹 또는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이다. 수술적 방법은 자궁근종이나 선근증을 비교적 완벽히 제거하는 적극적인 치료 방법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전신마취와 개복을 해야 하고 자궁을 보존할 수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

비수술적 방법은 중제적 시술(Interventional treatment)이라 부르는데, 혈관에 튜브를 삽입해 병변 부위에 영양 공급 혈관을 막는 자궁동맥 색전술이 있다. 이 방법은 최소의 침습 방법이기에 흉터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술 후 극심한 통증이 한동안 지속되고 난소 동맥까지 막히게 되면 난소기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가임기 여성이라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자궁보존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하이푸(HIFU) 치료가 있다. 하이푸는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을 치료하는 대표적 비수술 방법으로, 초음파를 통해 발생한 열 에너지를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병변에 조사해 치료하게 된다. 유도방식에 따라 MRI하이푸, 초음파하이푸로 나뉘는데 MRI하이푸의 경우 치료 시 비교적 고화질의 영상으로 병변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초음파하이푸의 경우 실시간으로 병변과 치료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최소 침습이기에 절개 없이 자궁을 보존하면서 회복도 빠르다.

단 하이푸 시술은 전문의의 숙련도, 병변의 크기 및 특성에 대한 면밀한 진단 등을 고려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몸은 우리에게 크고 작은 신호들을 보낸다. 특히 여성들은 생리를 통해 자궁과 난소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를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정출혈과 같은 작은 신호를 간과하지 않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신호를 일찍 발견할수록 그리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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