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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된 후 갑자기 나타난 ADHD?"...정신과 의사가 밝힌 성인ADHD의 모든 것

입력 2021.07.09 11:01
  • 엄채화·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집중력이 부족해 글을 읽거나 대화하는 것이 힘들다" "충동적이며 감정 기복이 심하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힘들다"

인터넷에 올라온 성인ADHD 환자의 특징이다. 이를 접한 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인 ADHD를 의심하는 어른들이 많다. 어렸을 땐 안 그랬는데, 요샌 한 가지 일에 통 집중하지 못하겠다는 한탄이 자주 들린다.

성인이 된 후 급격히 떨어진 집중력에 'ADHD가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한경호 원장이 나섰다. 한경호 원장은 "성인이 돼서 갑자기 나타나는 ADHD는 없다"며 성인ADHD의 개념부터 확실히 짚어나갔다. 다음은 한 원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Q. 성인ADHD란 무엇인가요?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신경발달장애 중의 하나입니다. 이는 뇌의 성장과 발달에 문제가 있으며, 성인이 아닌 어린 시절부터 ADHD 증상이 나타남을 의미합니다.

즉, 성인기에서 처음으로 발병하는 ADHD는 없습니다. 과거에 ADHD로 진단받지 못했다가 성인이 된 이후에 ADHD를 알게 된 경우를 성인ADHD라고 부릅니다.

Q. ADHD는 왜 나타날까요?

ADHD의 원인을 찾기 위한 수많은 연구가 수행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요인 혹은 아주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직관적으로 설명하자면 '타고난 요인'과 '환경적 요인', 둘 다 복합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타고난 요인 더 크게 작용해서, 뇌의 다양한 신경생리학적, 생화학적, 그리고 해부학적 변화를 가져와 ADHD가 발병한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Q. 성인ADHD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빠르면 유치원 때, 아무리 늦어도 청소년기부터 '주의력 부족', '충동성', '과잉행동' 등의 ADHD 증상이 나타납니다.

계획한 일을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하는 소위 작심삼일, 어떤 일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 변덕스러운 성격 등도 ADHD 증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불안증이나 우울증 혹은 조울증이 있어도 쉽게 보여집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해서 성인ADHD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ADHD와 우울증/조울증/불안증 등의 다른 정신과적 문제를 동시에 가진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좀 더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충분한 면담과 검사를 하는 것을 권합니다.

Q. 글이나 책을 읽어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완독하지 못하는 것도 성인ADHD 증상일까요?

문자 정보를 습득하는 어려움이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일례로, 문장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을까 봐 또는 정확하게 읽지 않고 넘어갔을까 봐 불안해서 다시 또 읽는 것을 반복한다면, '강박증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시험이 내일인데 망칠까 봐 긴장되고 너무 걱정돼서 책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불안증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Q. 그렇다면, 난독증과 성인ADHD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난독증'은 보통 듣고 말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데 반해, 철자 및 단어를 보고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증상을 말합니다(정신의학에서 보는 난독증은 보다 구체적인 상황에 한정된 용어입니다).

난독증뿐만 아니라 그 외 다양한 읽기 영역의 어려움으로 인해 학습기술을 습득하는 것에 지속적인 어려움이 있으면 '읽기손상 동반 학습장애'라고 합니다.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난독증의 개념이 이것입니다.

읽기손상 동반 학습장애를 가진 아동의 약 4분의 1은 ADHD를 동반하여, ADHD 아동의 15~30%가 특정학습장애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한 사람이 ADHD와 난독증을 포함한 학습장애를 동시에 진단받을 수 있습니다.

Q. 성인ADHD를 진단하는 기준이나 ADHD 진단 검사가 있나요?

ADHD를 확진하는 검사는 없습니다. 다만 선별검사, 증상의 심각도 검사, 양육자나 교사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검사 등이 있습니다.

또한 뇌의 이상을 알아보는 뇌파검사, 현재의 전반적인 심리상태를 보는 종합심리검사 등은 현재 상태를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들은 ADHD 확진 검사가 아닌, 진단에 도움을 주는 용도입니다.

2차 혹은 3차 의료기관인 규모가 큰 병원에서는 뇌영상검사, 뇌파검사, 혈액검사, 유전자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를 일차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ADHD를 진단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충분한 병력청취와 다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입니다. 부모 상담, 직장동료, 연인, 친구, 동거인 등 제삼자와의 면담, 그리고 학생부 기록 등이 그 예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위에서 언급한 검사 결과에 임상의사의 지식과 경험을 더하여 성인ADHD 진단을 내립니다. 마지막으로, 치료자마다 검사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진료 시 받는 검사의 양과 종류가 다를 수 있습니다.

Q. 성인ADHD를 예방하는 방법도 있나요?

ADHD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오감이 예민하여, 감각적인 자극에 잘 반응하면서 크게 반응하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이로 인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져 ADHD 발병을 촉진시키거나 기존의 증상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뇌의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가를 위해 하는 활동인 게임, 스마트폰 검색, 타인과의 대화 등을 할 때도 뇌는 쉼 없이 움직입니다. 그러므로 보다 더 적극적인 뇌 휴식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편안한 자세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명상을 추천합니다. 명상이란 말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소위 '멍때리기'를 하루에 10분이라도 하는 것을 권유 드립니다. 아울러, 운동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므로 운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한경호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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