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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반려견, 간질 환자의 ‘발작’ 미리 알 수 있다 (연구)

입력 2021.09.09 17:42
  • 황래환·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최근 논에 빠져 목숨이 위태롭던 90대 노인의 곁을 40시간 동안 지킨 백구가 명예119 구조견으로 임명되어 화제다. 반려견은 보호자와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보호자에게 심리적 안정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목숨도 구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개는 후각을 통해 뇌전증(간질)으로 인한 발작이 일어나기 최대 1시간 전에 감지할 수 있다. 전 세계 뇌전증을 앓는 6,500만 명의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반려견이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미리 알 수 있다반려견이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미리 알 수 있다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퀸즈대학교 생물학 초빙연구원 닐 포웰(Neil Powell) 연구팀은 반려견 19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가한 반려견의 품종, 연령, 성별은 모두 다양했다. 연구팀은 반려견들에게 뇌전증 발작 환자의 땀 냄새와 뇌전증이 없는 환자의 땀 냄새에 노출시키고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19마리 모두 뇌전증 발작 관련 냄새를 맡았을 때 행동 변화를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발작과 관련된 냄새를 맡았을 때 더 친밀한 행동 변화를 보였다. 포웰 박사는 “일부 개는 사전에 어떠한 훈련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환자의 발작과 관련된 땀 냄새를 맡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다른 가족에게 발작이 일어날 것을 알렸다”며 “발작이 임박했을 때 다른 이에게 경고하도록 개를 훈련시키는 것은 간단한 냄새 각인 접근 방식을 이용하면 6~8주 사이에 완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웰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관리하기 어려운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훈련된 반려견을 통해 미리 발견한다면 부상이나 돌연사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하며 “또한, 뇌전증 환자 개인의 독립성과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고 뇌전증 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스위스 과학 저널 ‘MDPI Animals’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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