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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혹, ‘제거’ 혹은 ‘시술’해야 하는 경우 따로 있다

입력 2021.09.16 15:11
  • 최동석·최상산부인과의원 전문의

자궁에 생기는 혹은 '혹'이라는 어감 때문에 부정적으로 들릴 수는 있지만, 여성이라면 감기처럼 흔히 발생하는 질환의 일종이다. 자궁혹 중에서도 자궁근종은 대표적인 양성종양으로, 자궁 내에 자궁근육 세포가 이상 증식해 형성된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확실치 않지만,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여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데, 30~40세 혹은 드물게도 사춘기 청소년에게도 발생한다. 또한, 폐경 후에는 대체로 크기가 줄어들고 새로운 근종 발생도 드물다. 다만, 폐경 후 새롭게 생기는 근종은 예후가 나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자궁자궁
◇ 수술 vs 비수술, 치료법 선택 전 알아야 할 것들

자궁근종 치료 방법으로는 크게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이 있다. 수술적 방법은 자궁을 적출하거나 개복 혹은 복강경을 통해 해당 병변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다만, 자궁의 회복이 불가하다는 점, 개복과 흉터 및 전신마취에 관한 부담,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시행하기 어려운 치료법이라는 점 등이 고려된다.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색전술과 하이푸가 있다. 색전술은 사타구니 쪽 작은 구멍을 통해 특수 입자를 주입, 근종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방식이다. 다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닌 영상학과 전문의가 시행해야 하는 시술법이다.

다음으로 많이 알려진 것이 하이푸 시술이다.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이라 지칭하는 이 치료법은 초음파 에너지로 병변을 치료하는 방식인데, 몸에 손상이나 장기의 적출과 같은 영향을 최소화해 자궁을 보존하고 가임력 유지를 지향한다. 다만, 하이푸의 경우 X-ray, 초음파, MRI 등을 통한 영상 의학적 장비로 다양한 진단이 필요하고, 섬세한 조작을 필요로 한다.

또한, 오해 중 하나가 하이푸로 '혹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인데, 치료법 자체가 혹을 '괴사'시켜 부피를 줄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목적이기에 혹의 제거라 일컬을 수는 없다. 아직까지 자궁혹을 없애는 방법은 수술적 제거뿐이다. 다만 자궁근종은 양성 종양이기에 가임력이나 자궁 보존,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목적으로 하이푸 같은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자궁에 혹이 생겼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상세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자궁에 혹이 생겼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상세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 제거와 비수술 치료의 차이는?

특히 자궁혹을 비수술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먼저 극심한 증상을 유발하는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혹은 그 크기가 점점 커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경우, 또 자궁 손상 및 자궁적출을 피해 가임력을 보존하고자 하는 경우, 전신마취 및 출혈 등이 발생하는 수술적 치료를 원치 않거나 이겨내지 못하는 몸 상태의 경우, 피부절개를 피하고자 하는 경우 등은 하이푸 같은 비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반드시 수술적 제거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자궁육종과 같이 악성이 의심되는 경우나 비수술적 치료로 반응이 떨어져서 치료가 힘든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내 몸에 원치 않는 혹이 생겼다면, 특히 여성을 상징하는 자궁에 혹이 생겼다면 당혹스러운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혹이라 해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거나 혹은 양성이라 해서 그냥 내버려 둬도 된다거나 하는 것을 미리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상세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진단을 통해 병변의 상태, 증상의 통증 여부, 환자 개인의 치료목적 등을 충분히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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