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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여성처럼 발달하는 여유증, ‘탈모약’이 원인일 수도

입력 2021.09.30 09:00
  • 황인식·유로멘즈남성의원 전문의

여성형유방증은 남성 유방의 한쪽, 혹은 양쪽 모두 과다하게 발육된 상태를 말합니다. 마치 겉모습이 여성의 가슴과 비슷해 스트레스를 많이 일으키는 질환으로, 남성유방병변중에서 가장 흔합니다. 여성형유방증은 선형, 지방&선형, 지방형으로 분류되는데, 지방&선형 형태의 사례가 가장 많습니다. 그러므로 유선 제거와 더불어 지방흡입을 해야 여유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남성이 가슴 수술을 받는 것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지고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남성이 여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여유증은 단순히 약물치료, 생활 습관 교정, 다이어트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외과적 절제가 필요한 수술을 통해서만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성형유방증은 특히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는데,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퇴화하나 그대로 지속되면서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가슴이 여성처럼 나오기도 합니다.


탈모약을 복용한 이후로 가슴이 나오는 것 같다면 원인으로 의심해봐야 한다탈모약을 복용한 이후로 가슴이 나오는 것 같다면 원인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여성형유방증의 주된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호르몬 불균형 문제’로, 비만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성들이 탈모를 극복하기 위해 탈모약을 많이 복용하다 보니 탈모약에 의해 여유증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탈모는 초기에 약만 잘 먹어도 어느 정도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보니 최근에는 20대 때부터 탈모약을 처방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탈모약은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오랜 기간을 두고 복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탈모치료제로 인해 여유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탈모치료제에 사용되는 '피나스테라이드'는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라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성분인데, 이로 인해 남성호르몬이 줄고 체내 여성호르몬이 증가해 가슴의 유선조직이 발달하면서 가슴이 나오게 됩니다. 즉, 다시 말해 탈모 치료 약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호르몬 불균형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이것이 결국 여유증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탈모약을 복용하고 난 이후 자꾸만 가슴이 나오는 것 같고 여성의 가슴처럼 변화되는 느낌이 든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문의하여 대체 약물이나 대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여유증의 여부 판단은 가까운 남성의원에서 초음파검사를 통해 유선조직의 발달 여부를 확인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미 발달한 유선조직이 확인되면 약물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여유증이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여유증 수술을 통해 확실하게 유선조직을 제거해야 합니다. 그래야 여성처럼 보여지는 가슴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탈모약을 복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너무 처음부터 걱정하는 것보다, 약물 복용 이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 싶은 경우 약물을 중단한 뒤 이에 맞는 조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탈모약 복용 이외에도 여유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비만이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고, 멋진 몸매를 위해 운동을 할 때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근력 보충제를 사용할 때도 여유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의 이상이나 갑상선 등의 질환도 여유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지방조직뿐 아니라 유선조직의 발달을 동반하고 있는 여성형유방증의 경우, 지방흡입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으므로 유선조직을 함께 진행하는 수술을 선택해야 합니다. 따라서 여유증을 의심할만한 상황이 생긴다면 가까운 남성의원을 방문해 초음파검사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황인식 원장 (비뇨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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