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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술이 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알코올성 간질환’이란?

입력 2022.02.08 19:00
  • 조수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우리 몸에 들어온 다양한 물질을 흡수, 대사,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간은 인체의 장기 중 유일하게 재생이 가능한 장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할 시간이 없고 체내의 영양 부족 상태를 초래해 간질환으로 진행한다.

알코올은 지방간염을 일으켜 간경변, 간암에 이르게 한다. 특히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들은 예후가 매우 나빠 4년 내 60% 이상 사망한다.


알코올은 지방간염을 일으켜 간경변, 간암에 이르게 한다알코올은 지방간염을 일으켜 간경변, 간암에 이르게 한다
술의 대사 과정
술은 입을 통해 위와 장으로 흘러 들어온다. 여기서 흡수된 알코올은 몸 속의 혈액에 녹아 있는데, 이 혈액이 허파로도 가기 때문에 숨을 내쉴 때 음주측정기를 통해 음주 섭취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알코올 성분은 간에서 대사가 이루어진다. 술은 ‘빈 칼로리’로 지방대사를 왜곡하여 간에 지방을 축적시킨다. 또한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대사물질들이 간을 손상시킨다.

1.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이다. 증상은 거의 없으며 간혹 상복부 불편감이나 피로를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은 병원을 방문하여 간기능 검사나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어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병원을 방문하여 기본적인 진찰과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실제로 30일 간 금주할 경우 지방간 수치가 15~20% 가량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 알코올성 간염
장기간 술을 계속해서 마시게 되면 일부 사람에서는 급격한 간기능 장애를 보이는 알코올성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지방간과는 달리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 반응을 동반하는 상태를 말한다. ▲발열 ▲황달 ▲복통 ▲심한 간기능 장애 등을 초래하며, 이 상태에서도 술을 끊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음주를 계속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또한 중증 알코올성 간염은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되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3. 간경변증
과다한 음주는 지방간을 초래하고, 지방간은 모든 간질환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지방간 환자 중 음주를 지속하는 사람의 약 20~30%에서는 알코올성 간염이 유발되고, 그 이후에도 음주를 지속할 시 10% 정도에서 간경변증이 유발된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보통 매일 80g 이상(소주 1~1.5병 정도)의 알코올을 10~15년 이상 마시는 경우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간경변증은 정상 간조직이 섬유질, 반흔 조직 등으로 교체되고 간기능이 차츰 상실되는 질환으로, 간의 염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간 표면이 거칠어져 딱딱하게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단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술을 끊더라도 딱딱해진 간조직이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금주하면 간질환의 합병증이나 사망률이 현저히 감소하므로 어느 시점이든지 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성 간질환에는 금주가 최선의 예방법이자 대책이다알코올성 간질환에는 금주가 최선의 예방법이자 대책이다
4. 간성혼수(간성뇌증)
간암이나 간경변증 등 중대한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불면증이 심해지고 반응이 더뎌지는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난다면 ‘간성혼수(간성뇌증)’를 의심해볼 수 있다.

간성혼수는 간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져 독성 물질을 몸 밖으로 원활하게 배출하지 못하고 몸 속에 쌓이면서 생기는 합병증이다. 우리가 섭취한 단백질이 흡수·분해되면 암모니아가 만들어지는데, 보통 간에서 요소로 변환되어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암모니아가 그대로 몸에 남아 몸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뇌나 대변에 머물며 독성을 끼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증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 보통 의식의 변화가 많이 나타난다.

간성혼수는 초기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대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간질환 환자의 경우 ▲불면증 ▲더딘 반응 ▲잦은 소변 ▲하품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간성혼수를 의심해야 한다. 원인 물질을 제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환자가 날짜와 시간 등 현실을 혼동하기도 하고 손이나 발을 떨기도 한다. 심한 경우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는 등의 인격장애도 나타나며 치매, 황달, 신부전 등의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에는 금주가 최선의 예방법이자 대책이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서종필 원장(365늘속편한내과의원)은 “술은 원료나 제조방법에 따라서 여러 종류가 있으나 그보다는 섭취한 알코올의 양과 음주 횟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알코올 의존성이나 중독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정신과 의사와 내과 의사의 협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서종필 원장 (365 늘속편한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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