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에 복통, 복부 팽만 같은 소화 불량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흔한 증상이라 무시하기 쉬운 소화 불량은 어떤 질환일까. 소화 불량의 종류부터 소화 불량 예방법까지, 소화 불량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복통, 복부 팽만이 나타나는 소화 불량
기능성 소화 불량
소화 불량은 크게 기능성 소화 불량과 기질성 소화 불량으로 나뉜다. 기능성 소화 불량은 만성적인 상복부 불편감과 복부 팽만, 트림, 구역질 등이 나타나지만, 초음파나 내시경 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는 특징이 있다.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거나 식생활 습관이 좋지 않을 때 기능성 소화 불량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기질성 소화 불량
소화 불량을 유발하는 원인이 분명할 때, 기질성 소화 불량이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 소화성 궤양, 위암 등이 원인이 되어 소화 불량이 나타날 수 있다.
1. 역류성 식도염
목구멍이나 코와 입으로 신물 또는 쓴 물이 올라오거나, 식후에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쓰리는 현상은 역류성 식도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박민규 원장(더바른마디의원)은 “식도에서 위로 넘어가는 부분에 있는 하부 식도 괄약근은 위액과 음식물의 역류를 막는다”며 “역류성 식도염은 괄약근이 역류를 막지 못하면서,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2. 소화성 궤양
소화성 궤양은 위와 십이지장의 점막이 위산으로 인해 파여 있는 현상으로,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화성 궤양의 증상은 소화 불량을 동반하는 속 쓰림과 명치 부위의 통증이다. 소화성 궤양은 기능성 소화 불량으로 오판하기 쉬운 병이다. 소화성 궤양의 징후를 보인다면 위 내시경 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받아 위장 건강을 확인해야 한다.
3. 위암
소화 불량 증상이 나타나면서 흑색 변이 나오거나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데도 갑자기 체중이 감소한다면 위암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증상이 일어날 땐 반드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위암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검사받아야 한다.
소화 불량과 헷갈리는 질환
1. 과민성 대장 증후군
한 달에 3일 이상 소화 불량, 복통, 설사와 변비 증상이 발생하는데, 이 증상이 3개월 넘게 나타나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하이닥 대장항문과 상담의사 유윤식 원장(더블유외과의원)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대장에 구조적, 생화학적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소화기관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성 소화 불량과 증상이 유사해 헷갈릴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점이 다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화장실에 다녀오면 복부 통증이 나아지지만, 기능성 소화 불량은 화장실에 다녀와도 복부 통증과 속 쓰림이 나아지지 않는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과도한 장운동으로 발생하는 증상이고, 기능성 소화 불량은 장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대장암을 진단하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2. 맹장염
맹장염은 오른쪽 아랫배에 극심한 통증이 생기며, 변비, 구토, 발열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체로 10~20대에게 나타난다. 맹장염은 오른쪽 아랫배를 눌러 자가 진단할 수 있다. 이 부위를 손으로 지그시 눌렀다가 떼면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오른쪽 무릎을 구부릴 땐 통증이 해소되지만 무릎을 펼 땐 통증이 심해진다면 맹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소화 불량 해결하는 방법
소화 불량을 저절로 없어지는 생리현상으로 여기며 방치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어떠한 개선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만성적인 소화 장애로 발전해 일상생활에 더 큰 불편함을 준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 소화 불량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 속 편한 하루를 만드는 4가지 실천 사항을 소개한다.
1. 스트레스 조절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과 불안은 기능성 소화 불량을 악화시킨다.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완화하기 위해서는 유발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4-7-8 호흡법을 시행하는 것도 좋다. 4초간 숨을 천천히 마시고, 7초간 숨을 멈추고, 8초간 숨을 천천히 뱉는 방식이다. 이로써 근육의 긴장감을 완화해 빠르게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2. 먹지 말아야 할 음식
기름지고 지방이 많은 피자와 치킨 등의 음식은 소화를 더디게 해 소화 불량을 악화한다. 술과 커피, 떡볶이와 짜장면처럼 양념이 자극적인 음식은 위산의 과도한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위장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우유나 유산균을 먹을 때마다 복부 팽만감, 복통, 설사, 방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유제품과 유산균 섭취를 멀리해야 한다. 우유, 요거트, 요구르트, 치즈를 먹지 않거나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유제품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이닥 상담의사 엄문용 원장(은평탑내과의원)은 “유당불내증이 있는데 유산균, 유제품을 섭취하면 가스로 인해 복부 불편감이 발생해 컨디션이 악화할 수 있다”며 “유산균은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모든 사람에게 꼭 좋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3. 먹으면 좋은 음식 잘 먹기
1) 사과
사과에 들어 있는 펙틴 성분은 장내 노폐물을 밀어내며, 장의 운동성을 높여 변비와 설사를 해소한다.
2) 고구마
장 운동을 촉진해 배변 활동을 활성화하는 식이 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3) 당근
비피더스균은 장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당근에는 비피더스균 생성에 관여하는 비피더스 인자가 들어 있다.
4) 양배추
양배추는 ‘S-메틸 메티오닌’이라는 성분을 함유한다. S-메틸 메티오닌은 위장 점막을 강화하고, 손상된 위장 점막을 회복하는 역할을 한다. 또, 식이 섬유도 풍부해 장 운동을 활발히 만든다.
5) 매실차
매실의 카테킨산은 해독 작용으로 세균의 번식을 막아 위장의 염증을 예방한다.
6) 생강차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장 기능을 향상해 소화 과정을 돕는다.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하다. 음식을 먹을 때 꼭꼭 씹으면서 천천히 먹어야 위장의 부담이 줄어 소화가 원활해진다. 또, 식사한 지 3시간이 지났을 때 눕거나 취침해야 한다. 식후에 바로 잠들면 소화기관에 부담이 가중돼 소화가 어려워지고, 역류성 식도염이 생길 확률이 높다. 특히, 과식하면 위장으로 혈류와 산소가 집중되면서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극심한 식곤증이 몰려온다. 이 때문에 과식 후에는 바로 잠들기 쉬운데, 잠들 것 같으면 30분 내외로 가볍게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4. 마사지
간단한 마사지로 소화 불량을 해소할 수 있다. 오른쪽 아랫배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오른쪽 윗배, 왼쪽 윗배, 왼쪽 아랫배를 문질러주면 위와 대장의 근육을 풀어줘 소화를 돕는다. 또, 왼쪽 아랫배를 지그시 눌러주는 동작을 반복하면, 배변 활동이 쉬워진다.
소화 불량에 좋은 마사지
소화기관을 통제하는 등 신경을 활성화하는 마사지도 있다. 머리 뒤에 양손을 깍지 낀 채로 받친 후, 몸을 양쪽으로 번갈아 돌려준다. 이 동작을 5번 반복하면 등 신경의 순환이 활발해지면서 소화 불량을 해소할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유윤식 원장 (더블유외과의원 대장항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박민규 원장 (더바른마디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엄문용 원장 (은평탑내과의원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