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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혹시 ‘성인 ADHD’?...정신과 의사와 함께 알아보는 성인 ADHD

김윤석 |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유지후 |건강의학기자
등록 2022-03-03 13:41 수정 2022-03-03 13:42

최근 매체를 통해 성인 ADHD를 고백하는 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ADHD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과연 성인 ADHD란 정확히 무엇일까. 주의력이 부족하면 모두 ADHD일까.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게 성인 ADHD의 개념과 진단 및 치료법을 물었다.

김윤석 원장은 “치료가 필요하면 자신의 질환에 대해서 인정하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삶의 질을 위해 좋다”며 10개의 질문에 자세히 답했다. 다음은 김윤석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자신의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Q1. 성인 ADHD는 무엇인가요?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라는 정신과적 진단명 중의 하나입니다. 오래전부터 소아에서는 ADHD라는 진단명이 통용되어 왔지만,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ADHD’라는 정식 진단명이 인정된 것은 2013년부터입니다.


Q2. 성인과 소아 ADHD의 차이점은요?

성인 ADHD는 소아에 비해 과다행동이 적은 편이라서 눈에 띄는 행동은 적으나, 성인 ADHD 환자는 집중을 잘 못하거나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아는 주로 공부에 집중을 잘 못하거나, 학교에서 튀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에 비해 성인은 직장에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마무리 짓지 못하고,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정해진 일정이나 약속을 잊는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이 발생하는 편입니다.


Q3. ADHD에는 '과잉행동 및 충동형'과 '주의력 결핍형',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과잉행동 및 충동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가만히 있을 때 손을 쉴 새 없이 움직이거나 엉덩이를 들썩거립니다. 가만히 있을 때 편하다는 느낌보다는 안절부절못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차분하고 조용하거나 느긋하게 해야 하는 것들을 할 때 어려움을 느낍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면 의지와 관계없이 모터가 달린 사람처럼 계속 뭔가 해야 하기도 합니다. 쉴새 없이 말을 많이 하거나 불쑥 화를 내기도 하는 특징을 가집니다.

주의력 결핍형은 디테일한 것을 놓치고 집중을 못하다 보니 잦은 실수를 합니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말이 잘 들리지 않거나 지시를 받고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물건이나 해야 할 일들을 자주 깜박하고 주변의 자극에 하던 일을 마무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지루하고 따분하다며 집중력을 요하는 일들을 의도치 않게 피하게 되고 여러 가지 일이 있을 때 어떤 일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시작을 못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Q4. ADHD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에는 무엇이 있나요?

대표적으로 우울증, 조울증 등이 있습니다. 먼저, 우울증은 무기력, 흥미 없음, 에너지 없음 등이 주된 증상이지만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도 진단 기준에 포함됩니다. 진료실에서도 20~30대의 성인이 내방하여 스스로 치매인지 테스트를 받으러 왔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우울해지면 집중, 기억, 판단력이 떨어져서 스스로를 ADHD라고 판단할 수 있는데 우울증 치료가 잘 이뤄지면 집중력도 함께 좋아집니다.

조울증은 기분이 살짝 들뜨거나 무기력감이 오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울증의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치료가 잘 되거나 기분의 기복이 없을 때도 충동성이 높아져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심사숙고하지 않고 예상에 없었던 충동적인 결정을 하고 후회하는 등 실수가 반복되어 ADHD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중독과 관련된 어려움을 겪는다면 ADHD인지 잘 따져봐야 합니다. 술, 게임, 마약, 쇼핑, 섹스 중독 등 제어되지 않고 항상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정적으로 한 가지에 진득하게 집중하지 못하다 보니 즉각적인 반응이 돌아오는 중독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중독이 있다면 그 기저에 ADHD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Q5. 어떤 사람이 성인 ADHD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인데요. 성인 ADHD는 성인이 되어 갑작스럽게 생겨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증상이 지속되어왔지만, 적절한 진단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성장한 성인이 검사의 대상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잘한 사람이 ADHD 증상을 보인다면, 단순히 밝은 성격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 스스로 실수도 많이 하고 덤벙거리고 뭔가를 자주 잃어버리거나 집중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Q6. 인터넷에 나오는 성인 ADHD 자가진단법이나 설문지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나요?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자가진단법은 인지기능 영역이라는 단편적인 부분만 평가합니다. 자가진단법을 이용해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다면 전문가를 만나서 ADHD 이외에 다른 질환을 동시에 감별해야 합니다.



Q7. 병원에서 시행하는 성인 ADHD 검사 항목과 그 방법이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 시절의 상태와 현재 상태의 임상 면담입니다. 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충동적, 과잉행동이 관찰된다는 주변 사람들의 객관적인 평가나 생활기록부 등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로 시행하는 주의력 관련 검사(CAT 검사 등)들을 병행해서 그 결과를 전문가와 함께 해석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Q8. ADHD의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DHD가 있으면 당장 직장 생활에서 과제를 수행할 때 실수 등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일 처리 혹은 일의 진행이 잘 안 되는 것이지만, 그러한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개인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매사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주눅 들거나 자존감이 낮아지며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뒤처진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취감, 칭찬, 인정과 같은 단어들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충분히 빛날 수 있는 인생이 어둡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못 입고, 못 먹고, 못 살아남는 시대가 아닙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치료가 필요하다면 자신의 질환에 대해서 인정하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Q9. 성인 ADHD는 완치 가능한가요?

완치의 개념보다는 도움을 받고 조절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과거보다 현대 사회가 복잡해졌기 때문에 많은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왕성하게 생산성이 있는 일들을 해야 하는 시기에는 도움을 받아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집중해야 하는 일들이 적어지거나 새롭게 적응해야 할 일들이 없어진다면 굳이 치료받지 않아도 됩니다.


Q10. 약물의 도움 없이 ADHD를 극복할 수 있나요?

ADHD 진단이 내려질 정도라면 약물치료가 효용성이 가장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약물치료 이외에도 △일의 우선순위 정하기 △주변 정리하기 △자신만의 공간 만들기 △생각을 타임아웃 하기 △심호흡하기 △계획을 줄이기 △거절하기 등 생활에 도움 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ADHD 진단이 내려지더라도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따라서 약물치료에 대한 환상은 버리시길 바랍니다. 약물치료는 사람을 똑똑하게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제공해주는 것일 뿐입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 (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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