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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OOD ‘김’, 눈 건강에 좋지만 갑상샘 기능 저하증 환자는 섭취 줄여야

입력 2022.03.16 16:31
  • 민경산·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새롭게 ‘한류’를 선도하는 음식이 있다. 바로 ‘김’이다. 우리나라의 한 식품기업에서는 미국, 중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30여 개국에 김을 수출하고 있다. 김 수출로 벌어들인 매출은 2020년에 423억 원, 2021년에는 53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 초등학생들은 김을 ‘Seaweed Snack’이라고 부르며, 과자처럼 즐긴다.


국내·외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김’
우리나라 사람들이 떠올리는 가장 기본적인 밥반찬 중 하나는 바로 김이다.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김은 시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정월대보름에는 밥을 김이나 취나물로 싸서 먹는 ‘복쌈’이라는 풍습도 있었다. 아울러 조선 시대 임금의 수라상에도 김이 올라갔을 정도. 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만 인기 있는 식품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김을 ‘웰빙 푸드’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미국의 유명한 건강 토크 쇼인 ‘닥터 오즈 쇼’에서도 김이 소개된 적이 있다. 이 방송에 출연했던 심장 전문의 메멧 오즈 박사는 “고기를 많이 먹는 미국인은 철분 함유량이 높은 김을 먹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참김, 돌김과 파래김의 차이점
그런데 김을 구매할 때, 이름이 다양해서 어떤 김을 사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참김과 돌김, 파래김은 이름만 들어서는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우선 참김은 주로 김밥을 말 때 사용한다. 양식 재배가 가능하고, 김 조직 사이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돌김은 바위에서 자란 김을 채취해서 말린 것으로, 참김과 달리 양식 재배가 불가능하다. 한편 파래김은 초록빛을 띠는 해조류인 파래를 30% 정도 섞어서 만든 다. 참김과 돌김보다 푸른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맛 좋은 김, 건강에도 좋을까
입맛을 북돋아 주는 김은 영양학적으로도 효능이 뛰어나 꾸준히 먹으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수산과학원에서 제시한 표준 식품 성분표를 참고하면, 김을 먹었을 때 누릴 수 있는 효능을 자세히 알 수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효능 두 가지를 소개한다.

1. 시력 보호와 야맹증 예방에 좋다.
표준 식품 성분표에 따르면 참김과 돌김의 100g당 베타카로틴 함유량은 각각 22,500mg, 25,200mg이다.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작용을 돕는 대표 영양소로, 우리 몸에 독성 물질이나 발암 물질이 퍼지는 것을 막고 체내 세포 손상을 방지한다. 또,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변환되어 시력을 보호하고 야맹증을 예방해준다.

눈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진 당근 100g에는 5,516mg의 베타카로틴이 들어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김은 당근 못지않게 눈 건강과 항산화 작용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정월대보름에 김을 밥에 싸서 먹으면 눈이 맑아진다는 옛말이 영양학적으로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2.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빈혈을 예방한다.
김에 함유된 적정량의 무기질은 신체 대사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참김과 돌김의 100g에 들어있는 칼슘, 철분 함유량은 다음과 같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하루 동안 성인이 섭취해야 할 칼슘의 적정량은 650~750mg이다. 또, 철분의 적정량은 남자 9~10mg, 여자 8~14mg이며 45mg까지는 섭취하더라도 인체에 무해하다. 칼슘은 우리 몸의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해주고, 철분은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김과 함께 밥을 먹는다면, 적정량만큼의 칼슘과 철분을 꾸준히 섭취할 수 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 환자에게는 김이 해로울 수 있어
단, 김이 모두에게 유익한 것은 아니다. 특히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김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성인 기준 하루 요오드 권장 섭취량이 0.15mg인데 비해 김에는 3.6mg의 요오드가 들어있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 환자는 갑상샘의 호르몬 조절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므로, 요오드를 적정량보다 많이 섭취했을 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요오드 과다 섭취가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울프-카이코프 효과(Wolff-Chaikoff Effect)가 있다. 하이닥 내분비내과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은 “요오드를 과량 섭취하면 울프-카이코프 효과 때문에 갑상샘 호르몬이 적게 분비된다"라며 “이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과량 섭취된 요오드가 갑상샘 세포에서 갑상샘 호르몬을 유기화하는 효소를 억제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갑상샘 기능 저하증 환자가 김을 섭취하면, 몸속의 요오드 함량이 많아지면서 갑상샘 호르몬 분비가 억제된다. 따라서 현재 앓고 있는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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