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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서서히 굳는 병…젊은 층 공격하는 ‘강직성 척추염’이란?

입력 2022.03.29 15:30
  • 윤새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척추뼈 사이에는 디스크가 있고, 인대가 디스크를 감싸고 있어 우리는 허리를 움직이고 구부릴 수 있다. 그런데 이 인대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병이 있다. 바로 ‘강직성 척추염’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의 인대나 힘줄에 만성 염증에 생기면서 등과 허리가 서서히 굳는 질환이다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의 인대나 힘줄에 만성 염증에 생기면서 등과 허리가 서서히 굳는 질환이다

젊은 남성에게 발병률 가장 높아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의 인대나 힘줄에 만성 염증에 생기면서 등과 허리가 서서히 굳는 증상이 나타나는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다. 보통 척추 질환은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대부분 젊은 층이 차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20년 국내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48,294명이며, 전체 환자의 65% 이상이 4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2.6배 더 많았다. 강직성 척추염을 앓는 환자의 연령대가 낮은 이유는 보통 질환이 30세 이전에 발현되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호발하는 것에 대한 뚜렷한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강직성 척추염은 면역 세포가 척추관절을 공격해 진행성 척추강직, 천장 관절염, 말초 관절염 등이 나타난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HLA-B27(human leukocyte antigen B27) 유전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직척추염 환자의 90% 이상에서는 HLA-B27이라는 사람백혈구항원(HLA)이 양성으로 나타난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는 “HLA-B27이 강직척추염을 일으키는 유전적 소인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HLA-B27에 의해 생성되는 단백질이 추가로 다른 유전자와 합동하거나 어떤 환경적인 요인과 결합하면서 면역 반응이 유발되어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한다”라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엉덩이 통증’
강직성 척추염이 생기면 축골격을 따라 척추와 고관절, 견관절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관절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엉덩이 통증으로, 왼쪽과 오른쪽이 번갈아 가면서 아프고 새벽에 통증이 심해졌다가 아침에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면 증상이 나아진다. 이 밖에도 ▲3개월 이상 오래가는 허리 통증 ▲움직이면 호전되는 강직도 ▲팔, 다리, 무릎, 발목 등에 말초 관절염 ▲골부 착부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관절 증상 이외에도 염증으로 인해 다양한 신체 부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눈이 충혈되고 통증이 있거나 눈물이 나며,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등 증상이 나타나는 포도막염 ▲혈변 ▲복통과 설사 ▲갈비뼈의 강직으로 폐가 확장되지 못해 숨이 차거나 기침이 나는 폐 증상 ▲ 심장 이상으로 인한 가슴 통증이나 숨이 찬 증상 등 심장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최종적으로 전신 관절의 강직과 골화를 유발한다. 2021년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발표된 한양대학교 류마티즘 연구소의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 논문에서는 “강직성 척추염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어 신체적 기능, 환자의 직업적 능력과 삶의 질에 악영향을 끼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우울증 발생이 2.21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리 디스크와 강직성 척추염 구별해야
강직성 척추염은 진행되면서 통증이 엉덩이에서 허리 쪽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허리 디스크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이닥 류마티스내과 상담의사 정세진 원장(연세마두병원)은 하이닥 Q&A에서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강직성 척추염에 의한 것인지, 허리 주위의 근육 혹은 인대 문제나 디스크 등에 의한 것인지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질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른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받아야 한다.

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정세진 원장 (연세마두병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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