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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물할 때 비누로 열심히 씻나요?...'세균성 질염' 조심

입력 2022.04.12 13:05
  • 엄채화·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세균성 질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질 상피세포 표면에 많은 세균이 부착돼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세균성 질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질 상피세포 표면에 많은 세균이 부착돼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세균성 질염은 질 내에 살면서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는 락토바실리(Lactobacilli)라는 유익균이 없어져 발생한다. 유익균 대신 가드네렐라 바지날리스 같은 혐기성 세균이 과하게 증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균성 질염은 과거 '가드네렐라 질염'으로 불렸다.

혐기성 세균은 질 내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세균으로, 산소가 없어야 잘 자라는 세균이다. 정상 여성의 질 내에는 여러 세균이 살고 있고, 그중 혐기성 세균은 전체 세균의 1% 미만을 차지한다.

그러나 어떤 원인으로 질 내 정상 유익균이 세력을 잃으면, 혐기성 세균 수가 100~1,000배 정도 증가한다. 이로써 심한 비린내를 동반한 질 분비물이 증가하는 세균성 질염에 걸리게 된다.

세균성 질염은 칸디다 질염보다 가려움증은 덜한 편이다. 그러나 누렇거나 회색을 띠는 분비물이 속옷을 적실 정도로 많이 나오며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심하게 난다. 때때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질 내 유익균이 줄어드는 이유
명확히 밝혀진 이유는 없다. 하지만 pH 4.5~5.5 정도인 질 내의 약산성 환경이 사라지고 알칼리화되면, 유익균이 살 수 없어 혐기성 세균이 과하게 증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 질 깊숙한 곳까지 물이나 비누로 씻어내는 습관
- 자궁경부가 헐어서 생기는 과다한 점액분비
- 통풍이 잘되지 않는 나일론 같은 합성섬유 속옷 착용
- 꽉 끼는 바지나 팬티스타킹 장시간 착용
- 항생제 남용
- 잦은 성관계
- 질에 대변이 묻음
- 극심한 피로와 높은 스트레스

세균성 질염 치료
세균성 질염을 방치하면 질 내 세균이 골반까지 번져 골반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골반염은 골반 내에 있는 자궁, 난관, 난소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권소영 원장(리즈산부인과의원)은 "치료되지 않는 일부의 질염은 상행성 감염을 일으켜서 골반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골반염은 복통, 성교통, 불임 등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균성 질염은 치료하면 잘 낫는 병이다. 그러나 재발이 잦기에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산부인과에 방문해 치료받고, 치료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치료의 기본은 질 내 유익균을 죽이지 않으면서 혐기성 세균만 제거하는 항생제 치료다. 항생제를 경구 형태로 먹거나 질정 형태로 질에 삽입해 혐기성 세균을 없앤다.

보통 일주일간 항생제를 복용하는데 복용 중 증상이 좋아져도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끝까지 먹어야 한다. 약물치료와 함께 병원에서 소독 치료를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권소영 원장 (리즈산부인과의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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